성서 (신학, 신앙) 서적

가룟 유다 딜레마를 읽고

읽고쓰고나누고 2018. 1. 18. 21:26

가룟 유다 딜레마 김기현 지음 (서울: IVP, 2008)

 

   현재 여기는 자본이 제일인 사회라고 봐야 할 것이다. 상실의 시대, 감정 상실만이 아니라 인간성조차도 잊혀가는 이 시대에 살고 있는 기독인이다. 이 시기에 가룟 유다는 어떻게 다가오는가. 필자 스스로에게도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은 삼십에 예수를 제사장 무리에게 넘겼던 그는 정말 돈 때문에 그랬을지, 아니면 자신이 생각하던 그 메시야가 아니기에 그러하였을지 궁금해지면서 말이다.

 

   어쩌면 풍경 속 세상이 아닌 현 시대에는 가룟 유다가 많이 살고 있는지 모른다. 스스로가 가룟 유다임을 고백하는 저자 김기현 목사의 고백은 더욱 더 많은 생각을 담게 해준다. 그래서일까, 본서의 구성은 저자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며 글을 읽는 독자에게, 더 나아가 사회에 질문과 대답을 구하고 있다. 본서는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성서 안의 유다, 2부 성서 밖의 유다

 

   수필처럼, 스르륵 읽히는 문장으로 글을 써내려 가는 것이 특징적이다. 다만, 글의 내용은 다분히 신학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기에 기본적인 신학적 소양이 필요하다. 하지만, 글의 흐름상으로 어느 정도 이해는 가능한 수준이기에 지성인이라면 소화가 가능하리라. 유다 복음서라는 발견에 의해서 벌어지는 일들과 더불어 성서 내의 가룟인 유다에 관한 이야기를 필두로 하여금 영지주의에까지 환기를 시키며, 다빈치 코드라는 작품을 통하여서 우리 교회의 이야기까지 다루며 글은 끝을 맺게 된다. 특히,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한 꼭지가 있다.

 

지옥은 죄를 지은 자가 가는 것이 아니라 회개하기를 거절한 자의 자리입니다. 80p

 

   목회자이며, 신학자이며, 작가이시기에 구원에 관한 이야기가 당연히 나오는 것은 정상일 것이다. 회개의 자리에 나아가지 못하면 구원받지 못함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영지주의의 한 극단적인 입장에서는 육체가 쓸모없는 존재이므로, 죄를 지어도 회개치 않아도 상관없다고 할 것이다. 오로지 영혼만이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그러나 정통적인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영혼만이 아닌 육체까지도 신앙을 나타내는 것이다. 삶으로 나타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신앙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음과 같은 저자의 주장에도 동의하는 바이다.

 

영성, 곧 영적인 삶은 육체를 포기하기는커녕 육체를 통해 드러나는 삶의 양식입니다. 175p

 

   삶으로 드러나는 신앙의 모습, 바로 이 지점에서 달라야 하지 않을까. 유다도 신앙인이었고 사도였다. 그러나 그는 삶의 자리에서 실수를 하였고, 자책한 것으로 끝나버렸다. 우리도 그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로지 그리스도를 의지함으로 회개함을 받은 베드로처럼, 값없이 주시는 은혜를 기억해야 한다. 내가 가룟인 유다와 같다고 느껴진다면, 본서를 한 번쯤 일독하기를 추천하여 드린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딜레마에 빠진 자아가 주님께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기를 기도하여 드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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