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의 힘, 듣기의 힘 다치바나 다카시, 가와이 하야오, 다니카와 순타로 지음
(서울: 열대림, 2007)
언어란 무엇인가, 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한 번쯤은 가져보았을 것이다. 필자 또한 한국어로 표현되는 듣기와 말하기가 어느 하나에 국한되지 않음을 느껴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거리다가 일본인 3명의 대담이 기록된 본서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본서는 들어가는 말과 강연 두 번의 내용 그리고 앤솔러지, 심포지엄이 기록되어 있다. 현장감 있게 구성되어 있는 본서는 서적이라는 느낌보다는 현장 보고서 같다고 해야 할까. 기사를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보다 더 글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아니, 말에 대한, 언어에 대한 지평을 넓혀주는 기회였다.
대담자들(저자)은 구성이 독특했다. 시인, 상담가, 과학관련 저술가이다. 또한, 이들은 무엇인가를 읽는 것을 즐겼다. 상담을 오는 내담자의 생각을 읽으며, 자연의 모습을 읽는 시인과 삶에서 치열한 연구를 더해가는 연구자들을 면밀히 읽는 사람들이랄까. 또한 웹툰 제목인 '마음의 소리'처럼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 자연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면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책에서 이야기를 듣는다. 독자는 어느 순간 자신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강연장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물론, 이 책을 번역한 역자의 노고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보다 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제2의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번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쯤에서 또 다른 의문이 다가오기 마련이다. 과연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다른 문화의 언어로 번역되어질 수 있는 것인가. 과연 고은 시인의 글이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그 언어만이 갖는 독특한 문화양식은 절대로 전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언어 게임'라는 용어도 있는 것일 테다. 인간의 문화는 발전해 나간다. 언어 또한 발전해 나간다. 그러나 각자가 갖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의 내용이 축적되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 나름대로의 색깔을 간직한 채 나아가고 있다. 아무리 서로가 서로를 마주한다 하여도 전해질 수 없는 영혼의 소리는 있기 마련이다. 마음으로만 통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바로 여기서 언어의 중요성을 느낀다. 우리는 이것을 읽어야 하며, 들어야 한다. 사람만이 아닌 자연의 소리를 그리고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며, 읽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에만 올바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올바른 사람 사랑을 하게 된다고 해야 할까. 자연 사랑 또한 이러할 때에 진정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기에 본서를 추천하는 바이다. 언어 소통의 중요성을 느껴보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보고 생각에 잠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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