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서적 리뷰

감성사전을 읽고..

읽고쓰고나누고 2011. 8. 7. 17:08

감성사전 이외수 지음 (서울: 동숭동, 1994)

 

  노란 빛깔의 겉장이 더 노랗게 바래었다. 작가이면서 기인으로도 알려진 이외수 그의 행동은 사뭇 따라 하기 힘들고, 이해하기 힘들기도 하다. 그의 독특한 문체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수의 팬이 따르며, DCInside.com(일명 : 디씨) 에 이외수갤이 있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되어 있다. 오늘 소개하는 감성사전은 오래 전에 출판된 서적이다. 분류하자면 서정산문집이다. 하악하악이라는 최근의 산문집을 보면서 느꼈던 감성이, 10여 년 전에도 느껴지는 작품집이다.

 

  산문은 직접 읽어야 느끼기 쉬울 것이다. 어떤 면에서 독특한지를 이야기 해본다면, 먼저 그의 종교적 색채를 들어볼 수 있다. 기독교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불교에 대한 이해가 탁월하다. 동서양의 조화를 꿈꾸는 듯 느껴진다. 작가는 나이를 들수록 더욱 감성적인 사람이 되어 가는가보다. 1946년생이라고 하니, 우리 어머니와 같은 연배이기도 하다. 과연 노년기에 들어선 작가가 젊은이들과 어떻게 소통하는 걸까? 물론, 산문집만을 쓰는 것이 아니며 에세이도 쓰고, 소설도 쓰는 작가이다. 그의 약력을 살펴본다면, 참 기이하다. 교대를 갔다가 때려 치고, 초등학교 소사로 있다가 관두고, 기자라도 근무하였다가 본격적인 작가의 업무로만 전념한 삶. 그가 겪었던 일련의 경험들이 작가로써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나 보다.

 

  『감성사전에 나타난 그만의 해석을 하나만 살펴볼까?

 

선진국 - 다른 나라보다 먼저 물질과 문명을 선택하고 자연과 인간을 버린 나라.

 

  위와 같은 주제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주 이야기 한다. 그러나 저자처럼 그 모습을 풍자함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어쩌면 선진국과 후진국이라는 표현도 자신들의 잘잘못을 숨기기 위해서 만들어낸 용어가 아닐까? 마치, 사랑이라는 의미의 행동을 하면서도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 못하는 것과 같으리라. 이처럼, 이외수의 산문을 읽다가보면 현대에 들어서서 난무하고 있는 시인들이 떠오른다. 등단해 있는 시인의 숫자만 해도 몇 천 명은 되는 것 같은데,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시를 시답게 쓰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추어 시인들의 순수함을 잃어버린 작가들만이 공존하는 세계가 아닐까?

 

  그렇기에, 이외수라는 작가는 자신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순수함을 잃어버리지 않은 작가로 보인다. 글로 먹고 사는 것이 힘들다고 하지만, 순수한 그 표현 하나가 작가를 살리진 않을까? 그래서 젊은 세대의 작가들에게서 순수함을 찾도록 도와주는 선배가 이외수씨로 보인다. 삶의 궁핍함을 초연하게 바라볼 줄 아는 작가들이 더 나타나길 바란다. 순수함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이외수의 글을 청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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