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군주론을 읽고..

읽고쓰고나누고 2011. 9. 21. 10:30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서울: 돋을새김, 2005)

 

 

  바티칸의 금서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본서는 역사상 많은 논란을 일으켜왔던 서적이다. 마키아벨리즘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으며, 정치인이라면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는 가르침만을 전한 것으로 오도된 책이기도 하다. 2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먼저 헌사로 구성된 본서는 저자 자신이 정치가에서 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나아가기 위해 작성된 서적이다. 하지만, 그의 진정성이 담긴 서적은 왕에게 관심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가 죽은 뒤에서야 책으로 출판되었고, 그의 글은 당시의 문화와 분위기에 의하여서 금서로 지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00년간의 리더십 교육 서적으로 내려왔다. 그렇다면 군주가 갖추어야 할 것을 어떻게 말하는가.

 

  그는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사례들을 열거하면서도 자기가 헌정한 왕에게 면박을 주지 않는 경어체로 다가간다. 당시의 베네치아 공화국은 신성로마제국과 교황령, 오스만 제국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외교관 10년 경력의 마키아벨리는 사뭇 교활하다고 부를 수 있는 방법까지 바친다. 이러한 연유에 의해서 진지한 기독교인이라면 멀리해야 할 책으로 교황에게 낙인찍히기도 한 것이다. 그가 말하는 군주의 국가 통치 전략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무엇보다. 덕성이 없어도 갖춘 것처럼 위장하라는 것이리라. 그리고 오로지 선만으로는 권력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 파급력이 컸을 것이다. 어찌 되었던 간에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키던 당시의 상황에서, 교황의 눈 밖에 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에서 마키아벨리는 종교의 눈치를 보지 않는 말을 한 것이다. , 진정한 의미의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주장했다고 해야 할까. 왕과 교황은 분리되어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교황이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시대였다. 종교가 가져야할 올바른 힘이 아닌 잘못된 힘이 막강하던 시기에 던졌던 용기어린 그의 말은 사뭇 감동스럽다. 더불어서 자기 자신이 이루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척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 마키아벨리는 선구자와 같다. 500년 전에 이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그는 현시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자가 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음을 그는 알았던 것이다. 국민(대중)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려 한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실수를 했던 것이 루이 16세의 최후라고 봐야 할 것이다. 아니, 더 가깝게는 실패한 대통령들이다.

 

  위와 같은 의미에서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다. 이러한 진리를 마키아벨리는 본서에서 설명한 것이다. 여기서 역설적인 상황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왜 본서의 저자인 마키아벨리는 왕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야 했을까.

 

  필자가 판단하기에, 저자는 시대를 너무 앞서 갔다. 아니, 마음속에서 나오는 소리를 감추기 급급했던 당시의 사람들에게 현실을 들춰냈기 때문이 아닐까. 숨겨두고 싶었던 본심이 들킨 그들에게는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싶은 현실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본서는 가치가 있다. 정치실용서이며, 자기개발서이고 한편의 문학이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발전해온 정치체제가 언젠가는 또 다른 변혁을 이룰 것이다. 그러한 때에 리더로서의 자질을 가르쳐줄 아름다운 서적의 시초인 본서를 한번쯤은 읽어볼 것이다. 성서와 같은 진리를 캐낼 수는 없지만, 뱀과 같은 지혜로움을 얻어낼 수는 있으리라. 그래서 본서는 가치 있는 인류의 서적으로 분류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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