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센델 지음 (서울: 김영사, 2010)
※ 현재 한국에서 밀리언셀러입니다.
2011년 화두는 정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21세기의 화두라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부터 강조되어오고 있다. BBK 사건이 진실이던 아니던 간에 이는 우리에게 정의란 대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때에 한국에 소개된 인문학 서적이 어느 샌가 100만부나 팔리게 되어버린, 밀리언셀러가 되어 있다. 과연 하버드라는 명문대학에서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되어 탁월하게 정의에 대해서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여 오는지 책을 통해서 살펴보자.
우선 책은 EBS에 소개된 영상 12강과는 다르게,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장감을 중요시 여기는 분들에게는 책보다는 영상이 더욱 더 쉽게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책의 표지에 적혀 있듯이, 하버드대 20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로 꼽히는 저자의 유려한 문체를 느끼게 된다. 그 구성은 다음과 같다.
1강. 옳은 일 하기
2강. 최대 행복 원칙 | 공리주의
3강. 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 | 자유지상주의
4강. 대리인 고용하기 | 시장과 도덕
5강. 중요한 것은 동기다 | 임마누엘 칸트
6강. 평등 옹호 | 존 롤스
7강. 소수집단우대정책 논쟁
8강. 누가 어떤 자격을 가졌는가? | 아리스토텔레스
9강.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 충직 딜레마
10강. 정의와 공동선
책은 우리가 실제로 접하기 쉬운 예를 들어서 우리가 정의에 대해서, 도덕에 대해서, 자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도록 만든다. 골프 카트 이용에 대한 서로간의 시각 차이를 들기도 하였으며, 소수집단우대정책으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자신에게 피해가 왔다고 주장하는 백인 청년과 그에 맞서는 텍사스법학전문대학원의 입장은 솔깃하였다. 그러나 다른 어떤 예보다 가장 불편하지만 집중하게 되었던 내용은 9강에서 나온 충직 딜레마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일본에게 받아야할 것이 많이 남았음을 알며,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사죄라는 입장보다는 그것은 자신의 조상들이 잘못한 것이지, 자신이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그것이 실질적인 잘못이라고 말하는 증거가 없다고 우기기도 한다. 물론, 각자의 입장이 복잡한 것은 알 수 있다. 그러나 공동선을 추구하려면,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된 국가가 되려면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지는 도덕이 필요하지 않을까?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조상들이 쌓아온 경험과 문화를 역사라고 부르며 그것에 의한 기쁨과 영광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조상들의 잘못을 부인한다면, 우리의 역사 또한 부인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회사가 축적해온 기술 및 지식에도 동일한 논리를 적용하여 특허권 내지 저작권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것으로 발전 가능하다. 이렇게 볼 때에 진정한 손해는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의 서두에 필자는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거짓과 부도덕함에 의하여 본서가 밀리언셀러가 되었음을 말했다. 진정한 의미의 정의를 향하여 가기 위하여 우리는 많은 노력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순전한 평등주의 입장에서나 자유지상주의에 의해서는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음을 저자는 탁월한 표현으로 말하고 있다. 필자 또한 이에 동조하는 바이다. 정의란 결국 자유에 의해서 세워짐이 아닌, 평등에 의해서 세워지는 것이 아닌, 도덕과 종교적 입장이 바탕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토대 위에 공동체라는 여러 사람이 묶여있는 모임이 올라와 있는 것이며,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과 같은 폴리스가 아닐까? 여기에 더불어서 임마누엘 칸트가 중요시 여겼던 동기가 세워진다면 우리는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갈 수 있으리라 본다.
필자가 평상시에 갖고 있던 정의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정치철학이라는 입장에서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수준 높은 대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시대에 탁월한 공동체주의자인 마이클 센델의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확인해보길 바란다. 그래서 나만이 아닌 너와 나, 우리라는 공동체를 발견하고 보다 더 정의로운 세계를 꿈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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