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크리티아스(단편)을 읽고
플라톤이란 고대의 인물에 대해서 얼핏 듣기는 많이 했다. 그가 쓴 여러 가지 작품들도 있고 그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서 나타난 철학자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서 세상에서 철학자가 다스리는 나라를 꿈꾸었음을 알고 있다. 그가 꿈꾸던 세상은 과연 어떠했을까를 배울 수 있는 책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본서는 그 중에서 후기 대화편이라고 불리는 책으로써 유일하게 끝맺음이 없는 책, 『크리티아스』라는 책이다. 아틀란티스라는 섬은 존재했는가. 우리는 아틀란티스를 꿈꿀 수 있는가.
본 단편은 총 4개의 장으로 나뉘어져서 소개되고 있다. 그 분류는 다음과 같다.
1.들어가는 대화 2.옛 아테네와 선조들 3.아틀란티스 섬과 사람들 4.본성의 타락과 징벌
위에서 본바와 같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내용은 티마이오스와 크리티아스, 헤르모크라테스, 소크라테스의 대화를 그리고 있다. 어느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이야기의 형태로 그리는데, 그 근원이 되는 부분을 옛 아테네와 선조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제우스의 등장과 더불어서 포세이돈이 아틀란티스 섬을 담당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3번째 장까지 이어져 나간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섬에 건설된 도시의 형태를 나타내는 부분인데, 고대 도시 국가의 형태를 잘 그려내고 있다. 담수와 해수가 번갈아가며 둘러싸고 있는 도시의 핵심부는 어떤 국가의 침략에도 방어하기 쉬운 요새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국가는 타락을 하게 되며, 결국 징벌에 처해져서 멸망하는 것을 본문은 다루고 있다.
이 나라는 어떠한 특징이 있는가를 살펴본다면, 플라톤이 주장한다고 보인 철인통치의 국가는 아님을 알 수 있다. 신에 의해서 세워지고 세습되어진 국가이기에 절대왕정의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그 자신이 명예와 부라는 함정에 무너지고 말아버린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 처하였을 때에 결국에는 신에 의한 처벌을 받고 멸망당한 것이다.
플라톤이 말하던 이데아, 그리고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더 나아가서 아브라함의 품에 안긴 나사로가 있던 낙원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생은 더 나은 어느 곳을 추구하고 있다. 어쩌면,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꿈꾸던 사회주의 국가에서조차 이루지 못할 것이다. 다시금 본 대화편으로 돌아가 보면, 생각할 것이 있다. 포세이돈에 의해서 육지 띠와 해수 띠가 만들어졌음을 책에서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본편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끝까지 완성되지 못한 채 끝나고 만다. 여기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끔 되었다.
플라톤이 꿈꾸던 세상은 철인이 통치하는 세계이다. 그러나 본편에서 말하고 있는 세계는 왕이 통치하던 정치인의 세상인 것이다. 즉, 완벽함을 이룰 수 없는 국가일 뿐이다. 그렇기에 책의 끝이 불완전하게 끝난 것은 아닐까. 다른 한편, 플라톤은 아틀란티스라는 섬을 끝까지 존재했던 섬으로써 나타내고 있다. 이는 필자에게 또 다른 생각을 열어주었다. 사람들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실낙원이 있듯이, 우리의 바로 옆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엉뚱한 곳을 찾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을 놓고선, 행운을 찾기에 급급한 삶을 산다. 이것을 조금 더 기독교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천국은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누군가 이런 말을 했었다. 플라톤이 꿈꾸던 철인통치의 세상은 이미 실현됐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조선왕조 500년사를 통하여서 이루어진 결과이다. 철학은 우리의 삶을 사유하도록 만들어주지만, 그것으로 끝나고 말았던 것이 바로 조선이라는 국가가 아닌가. 올바른 철학인이 다스렸다면, 생각에서 끝을 맺은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아갔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프락시스(Praxis)라는 용어가 떠오른다. 실천-성찰-실천으로 이어지는 자기비판(성찰)적 행동으로 올바름을 추구하는 것, 이것이 바로 기독교인의 모습이며 철학을 배운 사람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어느 도시국가(폴리스)의 이야기일지, 아니면 허구일지 우리는 당장 알 수 없겠지만 플라톤을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구경했고 배웠다. 보다 더 아름다운 세계, 신이 우리에게 선물해준 세계를 더욱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함을 느낀 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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