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치유자 헨리 나우웬 지음 (서울: 두란노, 1999)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라는 책을 어쩌다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께서 선물 받으셨던 책인데, 읽으면서 왔던 감동은 컸다. 저자가 이미 삶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었기 때문이랄까. 오늘 소개하는 서적도 국내에는 번역이 늦게 된 편이다. 1972년에 출판 된 책이 1999년에 소개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오늘 빌려본 책은 2009년에 65쇄나 국내에서 찍혔으니 얼마나 팔린 것인지 모르겠다. 본서는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32페이지로 출판되었다. 필자가 다니는 학교의 목회상담학의 독서과제로도 이용되는 책이다. ‘단절된 세상에서의 사역과 뿌리 없는 세대를 위한 사역, 소망 없는 사람들을 위한 사역, 외로운 사역자의 사역’이라는 제목의 4장은 막힘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과 같다.
사역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역자에게, 신학생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책이 몇 권이나 되는지 모르지만, 본서만큼은 강력히 추천할 수 있다. 엄청 이른 시기에 집필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를 예측한 글은 사뭇 놀랍게 느껴졌다.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이기에, 실제 사역의 현장에서 자신이 느낀 바를 나타내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하나하나 와 닿았다.
리더십은 잘 훈련된 신학자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들이 감당해야 할 일입니다. 98p.
위처럼, 평신도 신학이라 하여서 이제야 강조하는 내용을 말하던 저자이다. 어느 한 지도자의 리더십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해야 하는 것이 리더십인 것이다.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모든 사람 하나하나가 리더일 것이다. 가정에서의 리더이며, 소모임에서의 리더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어느 기관의 리더일수도 있다. 말로만 리더를 키워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리더가 되어야 할 이 때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의 의견처럼,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상처 입은 치유자란 무엇인가.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사역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안내자가 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안내를 통해 소망의 표적이 처음으로 가시화됩니다. 고통을 회피할 필요가 없고 그 고통이 삶에 대한 공동의 추구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인식할 때, 그 고통은 절망의 표현에서 소망의 표적으로 바뀝니다. 125p.
사역자 자체로는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지만, 안내자(Guide)는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리스도를 본으로 삼기 때문이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 번에 자신의 모든 상처를 치유하고 있지 않으며, 하나씩 치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단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인스턴트 신앙과 생활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한 번에 하나씩 하는 본을 보이셨다. 우리의 구원자는 인간의 아픔을 아신다. 느끼셨다. 직접 겪으셨다. 우리 또한 아픔을 느끼며, 외로움을 겪는다. 이것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같이 할 수 있다. 상처 입은 치유자는 상처로 아파하는 사람에게 말할 수 있으며 같이 치유할 수 있다.
본서는 우리가 간과하는 내용을 짚어준다. 사제이며 심리학자이며 행동하는 신앙인이었던 헨리 나우웬의 작지 않은 나눔에 의해서 삶을 돌아볼 수 있다. 목회란 무엇인지, 아니 더 나아가서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떠한 삶을 살아야하는지를 보여준다. 아직 그의 나라가 완전히 임한 것이 아니기에 해야 할 일이 많다. 조금 더 힘내야 하지 않을까. 주의 나라가 임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그분을 닮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본서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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