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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과학의 화해

신학과 과학의 화해 낸시 머피 지음 김기현, 반성수 옮김 (서울: 죠이북스, 2021) 달디달고 달디단 성경, 그리고 얇디얇고 얇은 신학서. 과학도 달달할까요. 태생부터 문과생이라면 좀 힘들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현대를 살아가려면 알아야 하고 도움받아야 할 과학이기도 하고요. 압축적이지만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개론서 혹은 논문이라면 어떤 에티튜드를 갖게 할까요. 신학과 과학에 대해서 자알 모르는 이들을 위한 상냥한 책이라면요. 이번에 읽어본 책은 이 내용에 부합하리라 생각합니다. 에센스처럼, ‘급진적 종교 개혁파의 관점’이 가미되어 있고요. 다독가이자 다작하시는 김기현 목사님(교수님이기도 하십니다)과 신경외과 전문의 반성수 선생님께서 좋은 책을 번역해 주셨습니다. 여러 사람의 손길이 거쳐서 보다 더..

신학, 종교학 2024.10.17

팔레스타인을 걷다

팔레스타인을 걷다 김영봉 지음 (서울: IVP, 2014) 요즘은 건강을 위해서 많은 분이 뛰거나 걷습니다. 주로 오피스 생활을 하고, 차량으로 이동하니 운동량이 부족한 것이겠지요. 저는 다행히, 업무상 많이 걷습니다. 워낙 큰 건물 안에서의 이동이기에 그 걸음이 날마다 많습니다. 이렇게 걷는 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걸어야만 했고, 걸어야 했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광야에서의 삶을 살아가던 유대인과 지금의 팔레스타인 땅 위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을 통해서 보게 됩니다. 일터로 나아가기 위해서 보안 게이트를 걸어서 통과해야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그들의 터전이 쪼개진 이유는 정치적이고도 폭력적인 상황을 통해서 나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을 통해서 혹은 약간의 검색으로 만날 수..

순례 주택

순례 주택 유은실 지음 (서울: 비룡소, 2021)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는 가사가 나오는 노래가 있습니다. 나그네처럼 살다 가는 인생일까요. 이를 조금은 다른 말로 한다면 순례자가 되리라 생각해 봅니다. 독특한 이름의 주택 이름이 책의 제목입니다. ,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로 만나게 되는 “순례씨”라 불리는 할머니와 그녀의 최측근 ‘수림’도 있습니다. 1군이라 불리는 이들 덕분에 마주하게 되는 일촉즉발의 다양한 상황과 성장 스토리가 일품이고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일들은 실로 다양합니다. 배꼽 빠지게 웃게 되는 일도 있을 테고요. 눈물을 흘리다가 마를 정도의 아픔도 만날 수 있겠지요. 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살아가야만 하는 순간도 있을 것입니다. 사는 게 원하는 대로 뜻대로 되지 않음..

시, 소설, 산문 2024.10.07

예수는 12살

예수는 12살 조은진 지음 (서울: 새물결플러스, 2020) 자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6살 정도까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나를 키워준 부모님과 주변인들에게서 듣는 목격자의 진술이 아니고서야 (혹은 기록된 자료를 통해서) 알 수 없는 머나먼 이야기와 같달까요. 이와 다른 결이지만 성경에서 만나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은 아기였을 때와 12살의 모습뿐입니다. 성경에서는 어떤 일화를 담아내지, 모든 순간 모든 날을 담아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복음서를 통해서 배우게 된 예수님의 모습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궁금한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 이거 어떻게 알 방법이 없을까 싶지만, 비움의 미학도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그 공간을 채워서 읽고 싶은 이들이 존재한다면 그들을 위한 맞춤 솔루션이 있..

선 이야기

선 이야기 앤드 지음 (서울: 앤드워즈, 2024) 선의 표현 긋다, 잇다, 나누다, 연결하다 등 선을 표현하는 다채로운 수식어들. 사람을 점이라고 표현한다면, 점과 점을 잇도록 도와주는 존재가 선이기에, 선은 사람과 사람을 잇대어 주는 ‘사랑’이 아닐까.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시)선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착한)선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우)선되어야 하는 게 사랑인데. 다시금 만나게 된 앤드 작가의 작품은 더더욱 짧은 문장으로, 그림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다시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좋은 책을 만나게 안내해준 종합기독교서점 대표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림과 동화 2024.10.03

전쟁의 슬픔

전쟁의 슬픔 바오 닌 지음 하재홍 옮김 (파주: 아시아, 2012) 전쟁을 다룬 소설이다. 모든 역경을 다 이겨내고 사랑을 지켜내고 행복한 여생을 만나게 되었다는 해피 엔딩 작품이 아닌, 전쟁의 모든 총탄을 피하고 영웅이 되었다는 그런 종류도 아닌 전쟁 소설. 행복할 수 있을지, 앞날을 전혀 알 수 없는 전장 속에서 버텨내는 그 하루가 가감 없이 담겨 있는 문장이 삶의 덧없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꿈 많던 젊은이가 쓰러져 가는 모습을 무감각하게 바라봐야만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랑 하나만으로 버텨내던 삶이 무너져 내려가는 주인공이 됨에도, 그럼에도 한 줄기 희망을 찾고자 방황하던 잿빛 속 그림도 삶의 모든 순간을 담아낼 수 없었다. 제국주의와 자국 최우선주의 혹은 이념에 따른 체제의 신격화..

시, 소설, 산문 2024.09.29

여름이 온다

여름이 온다 이수지 지음 (서울: 비룡소, 2021) 여름이 지나가는 계절에 여름이 오는 그림책을 살펴보니 다시금 여름이 그리워집니다. 분명히, 저는 8월에 크리스마스를 그리워하는 반전 있는 심성의 소유자입니다만 지나간 계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그 여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기에 그렇지 않을까요. 아이들을 위해서 독서문화축제에서 교환해 온 책은 살짝 사용감이 묻어 있는 (책등이 살짝 갈라지고, 내지에도 보이지만) 커다란 빅북 스타일의 그림책입니다. 여름이 오는 모습을 그림으로만 표현하지 않고, 음악의 형식으로 3악장으로 나누어서 보여주는 특징이 담겨있습니다. 더하여 책의 마지막에는 QR코드를 통해서 음악도 들어볼 수 있게 되어 있네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통해서 읽고 듣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감각을 일깨..

그림과 동화 2024.09.29

감정 호텔

감정 호텔 리디아 브란코비치 그림과 글 장미란 옮김 (서울: 책읽는곰, 2024)  엄마의 눈으로는 겉표지에서 델루나 호텔이 생각납니다. 저에게는 켄싱턴리조트 건물이 생각났고요 :) 표지를 넘기며 책 내용을 마주하면 왠지, 인사이드 아웃의 등장 인물들이 말을 걸어오겠다 싶어집니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갖가지 감정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흘려 보내고, 또 다시 만나게 되면 힘들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고 할까요. 감정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면, 아이가 감정이란 친구를 알아가도록 돕는 책이 있다면, 이 책이 그런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림과 동화 2024.09.20

바울과 철학의 거장들

바울과 철학의 거장들존 M. G. 바클레이 추천 서문조셉 R. 닷슨 · 데이비드 E. 브리오네스 엮음정제기 옮김 (서울: 감은사. 2024) 듣다 보면 재밌었던 철학 수업. 그렇다고 철학을 이해하는 수준은 다다를 수 없음을 잘 압니다. 그럼에도 철학을 알아야 삶에, 지식에, 도움이 됩니다. 어쩌다 보니 여러 철학 관련 서적도 쌓여 있지만, 철학 잘 모릅니다. 그런데 바울서신을 읽으면 마주하게 되는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당대의 학문을 열심히 배웠고 잘 알았으리라 유추되는 바울, 그가 아레오바고에서 마주했을 철학자들이 존재합니다. 또한, 성경에 인용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철학을 알아야 합니다(?) 이즈음에 바울과 철학에 진심인 분들이 모여서 책을 엮어 냈으며, 한글로 번역되었..

신학, 종교학 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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