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의미 폴라 구더 지음 이학영 옮김 (서울: 도서출판 학영, 2024)
살아가는 일이 힘들다고 느껴지는 요즘, 살아남은 자와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슬픔이 전해지는 요즘, 우는 자와 같이 울라는 말씀이 생각나는 요즘, 폴라 구더의 책을 읽어나갔다.
의미 시리즈로 가까이 다가왔던 폴라 교수의 글은 기독교인으로서 살아가며 마주하는 여러 절기 속에서 말씀으로 묵상하는 법을 안내하여 주었다. 그러나 특별하게 여겨지는 날들 속에서만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일상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그리스도인의 모습임을 일깨워주는 글이 필요했다고 생각했을 테고, 누구보다 멋지게 살아가는 삶을 뽐내고 싶어서, SNS에 자랑하는 현대인의 삶이 아니길 바랐던 게 아닐지 싶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어떤 삶을 살아내야 할까. 매일 즐겁고 행복하고 흥분된다면, 아마 에너지 과다로 천국에 조기 도착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미’와 ‘아직’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나를 창조하셨다고 믿기에 지금 여기를 살아간다. 또한, 폴라 교수도 살아간다.
물론, 부활절과 성탄절을 기다리며, 준비하며, 묵상하며 살아가는 날도 소중하다. 하지만, 나머지 날들도 소중하다. 오히려 가장 많이 마주하는 날들이 일상의 날들, 평범한 날들이다.
누군가는 전면에 나서서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서 서포트 해주는 이들이 존재한다. 마치, 아이돌에게 필요한 매니지먼트처럼 말이다. 신앙에서도 동일한 원리가 존재한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섬기는 사람들, 유명 인사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럼에도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선교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 데 능숙해져야 합니다. 109쪽
섬김을 받기보다 섬기는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특별한 날들로 채우기보다 평범한 날들을 살아내기를, 날마다 즐거울 수 없음을 알고, 날마다 슬프지 않음을 기억하기를, 세월이 아무리 어지럽더라도, 오늘의 내 삶을 살아낼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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