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들

교회 교향곡

읽고쓰고나누고 2025. 1. 22. 21:42

교회 교향곡 황재혁 지음 (서울: 바람이불어오는곳, 2024)

 

음악 좋아하시나요? 저는 특별히 가리지 않고 듣기는 합니다만 클래식을 찾아서 듣는 사람은 아닙니다. 물론, 기억 속에는 아버지께서 오디오로 클래식 음반을 항상 듣곤 하셨지요. 그러나 저는 언제나 대중음악이 좋…. 그럼에도 오페라, 칸타타, 실내악 같은 단어는 들어봤었습니다.

 

음악의 조예가 깊은 이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면서 신학에도 그러한 분이 계시고요. 본회퍼가 그랬습니다. 본회퍼, 그의 이름이 오용되곤 하지만 그만큼 어디서나 주목하게 되고 본받고 싶은 목회자, 신학자, 신앙자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책은 읽거나 소장하거나 합니다.

 

그러다 발견한 반도의 소설의 본회퍼. 무려 잘 모르지만, 피터 드러커와의 환담이 담긴 이야기라뇨. 책은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와 얇은 100쪽 내외의 글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그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나눠서 읽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천국에서의 커피와 음악과 대화니까요. 천국에서 마시는 커피는 천국 맛이 나겠지요. 책은 4개의 악장(파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에는 빠르기말로 함께 하는 표기가 인상적이고요. 각 악장을 어떠한 느낌으로 읽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느껴진달까요.

 

음악과 어우러지는 이야기의 향연에는 곡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음악이 듣고 싶은 이들을 위해서 친절하게 마지막에는 QR코드로 담겨 있으니, 감상에 도움이 되겠지요. 그러한 가운데 책에서 위대한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는 ‘음악과 함께 하는 삶’, ‘읽기와 쓰기’, ‘비영리 조직으로서 교회’, ‘타자를 위한 교회’가 담겨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삶을 마무리 짓고 만나게 된 세상에서 벅찬 삶을 다시금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 날마다 읽고 쓰고 나누는 삶이 아름답고도 매력적입니다. 교회밖에 모르는 바보 본회퍼가 생각나는 요즘이기도 하고요.

 

읽고 생각하며 글을 쓸 때, 교회를 교회로 바라보게 되고, 신앙을 신앙으로 바라보게 된다고 믿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삶이 만나서 함께 어우러져서 협연(연주)할 때 아름다운 (교회) 교향곡이 될 것이고요.

 

오래간만에 오보에 연주가 듣고 싶어지는 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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