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설, 산문

프롤레타리아 여인의 밤

읽고쓰고나누고 2024. 12. 10. 23:01

프롤레타리아 여인의 밤 이숙경 지음 (고양: 인사이트브리즈, 2023)

 
영혼이 성장하는 시간은 평생에 걸침이 아닐까. 그렇다고 모두 다 성장하기 위해서 달려가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내지르지 않더라도 광속으로 나아갈 테니까. 그렇기에 사람은 살아가면서, 사랑하면서, 서롤 보면서, 서늘해지고, 살아 내 본다.
 
이숙경 작가의 작품을 여럿 읽으면서 항상 어느 부분에선가는 차갑고, 무겁고, 관능을 꿈꾸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항상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그려내는 특유의 문장이 다가온다.
 
이 소설에서는 조금 더 그녀만의 종교적 색채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조금 더 멀리서, 주변에서 느껴지는 죽음과 삶에 대한 미묘한 관전의 마음이 느껴질 뿐.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작은 공간에서 마주하는 여러 감정과 이야기 흐름은 반전 있는 작품으로 점점 더 발전해 나가고 ‘프롤레타리아’가 무슨 의미인지 돌이켜 보게끔 만든다.
 
또한, 소년과 소녀의 감정선을 다루는 청춘물이 아닌, 어른의 사랑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도 일품임을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조금씩 더 나이가 들어가는 사람에게 읽어봄을 권하고 싶어진다.
 
참, 고상하고 아름답고 품격 있는 체하는 문장을 원한다면 패스해도 되리. 오히려, 자유로운 문장 속에서 품격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리.
 
그래서 난 오늘도 소설은 밤에 읽는 것이 참이라 적어본다.
 


 
요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이 압권이지만.
 

천국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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