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들

슬픔은 오랜 시간 건조된 땅콩처럼 부서져 내리고

읽고쓰고나누고 2025. 1. 25. 21:44

슬픔은 오랜 시간 건조된 땅콩처럼 부서져 내리고 차빛나 지음 (서울: 세움북스, 2024)

 

간만에 시집을 샀었고, 또 읽었다. 천천히 읽어 내려가도 마음이 복잡해지거나 생각이 많아지는 시집 속에서 무슨 시를 떠올리며 생각을 더 하게 될지 궁금했다.

 

담아왔던 시집은, 북토크 현장에서 판매되었던 특판이었다. 싱어송라이터의 시집이라니. 시에다가 멜로디를 얹으면 노래가 될 수 있기에, 시는 음악을 담고 있는 가사다. 사랑을 담고 있는 가사다.

 

책 표지는 우레탄 마감이라서, 까끌까끌한 느낌에서 콩깍지가 생각났다. 그 안에 담긴 콩이라는 알맹이, 한 알의 콩이 성장해 가는 이야기가 담긴 시집. 그 콩은 조그마한 어린아이가 날마다 지혜와 키가 자라났던 것처럼, 무수한 햇빛과 어두움, 따스함과 서글픈 빗방울을 머금은 콩이다. 시인이자 화자 그 자체였다.

 

차가운 도시의 생활을 그려내기보다 푸근함이 담긴 동네 감성이 느껴지는, 열매가 익어가는 감성이 담긴 시상 속에서 이야기를 만난다. 운율을 갖춘 시에서, 산문시에서 만나게 된다.

 

제목으로 차용된 시의 제목을 뒤집어서 생각해 본다.

 

‘행복은 짧은 순간 마주했던 햇빛처럼 찬란하게 빛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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