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다시금 읽은) 십자가에서

읽고쓰고나누고 2024. 12. 29. 23:59

십자가에서 리처드 보컴, 트레버 하트 지음 김동규 옮김 (고양: 터치북스, 2021)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이 며칠 전이었다. 그 기쁨을 뒤로하고 다가오는 교회력의 순서는 부활절을 향하는, 고난의 사순절이지 않을까. 그가 이 땅에 오심은 나무 위에서 죽기 위하여 오셨음이니.
 
책을 다시금 읽으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위치의 사람들. 그 가운데에서 처음과 마지막에 소개된 인물을 생각해 보면 수미상관의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가 아니라 생각되지만, 그 누구보다 주님을 사랑하고 따랐던 이들임을.
 
사랑하지만 보내야 했고, 바라봐야만 했던 주님의 친구들과 가족,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았던 주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 조롱 때문이 아니라 진짜 내려오고 싶지 않으셨을까. 내 사랑하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다시금 내려가야 한다며.
 
그림에 대해서 아는 게 적기에 겉표지를 자세히 보질 못했었다. 이번에 보면서 십자가 위에서 여러 인간군상을 살펴보신 예수님의 시선임을 느꼈다. 그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 속에서 나는 어떠한 위치에 있을까.
 
필요 때문에 읽었던 <십자가에서>였는데 필요를 넘어서 십자가를 다시금 보게 만든다. 더더욱 오늘의 나에게, 모두에게, 필요한 ‘십자가’였다. 십자가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서글프고도 황망한 마음이 드는 참사의 날이 되어버린 2024년 12월 29일 주일이다. 주여 불쌍히 여겨 주소서.

터치북스 시리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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