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난 이런 이야기 처음 들어

읽고쓰고나누고 2024. 12. 27. 11:27

난 이런 이야기 처음 들어 이주헌 지음 (서울: 죠이북스, 2024)

 
어쩌다 보니 교회에 오래 다녔습니다. 소위 교회 밥 좀 먹어본 사람이 된 것이지요. 그럼에도 늘 새롭게 느껴지는 성경(?!) 아, 이게 아니고요. 말씀을 전하는 분의 설교는 항상 왜 비슷하게 들려오고 해 아래 새것이 없음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새롭게 교회에 부임하는 교역자에게도 새로움을 기대하지 않는 그 무엇.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새것보다는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교회 사람들이 놓치는, 교회 밖에만 아픈 이들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교회 안에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외치고 싶으나 가슴 속에서만 외치는 그 울림이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교회 공동체임에도 자꾸 이들의 진심을 듣지 못하는 날들.
 
이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하며, 만나고, 살아가는 공동체를 꿈꾸는 목회자와 교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한 분의 목회자가 진심을 담아서 쓴 책을 이번에 읽어봤던 것이고요.
 
저자 목사님은 저와 같은 감리교단입니다. 웨슬리의 전통을 따르는 메도디스트. 그러다가 세월호 사건 즈음에 그곳에서 목회하며 달라짐을 겪으셨음을 소개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상처 입은 자들을 위한 목회, 동시에 목회자도 상처받고 살아가는 사람임을 알기에, 그럼에도 함께 껴안고 울고 웃고 나아가는 신앙인임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외치셨던 하나님 나라는 어떤 곳인지, 구원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이미’와 ‘아직’ 속에서 살아가는 성도의 삶, 교회는 시스템인가 아니면 믿는 자들의 모임인지 묻는 내용들을 책에서 ‘형’과 ‘동생’의 질문과 답처럼 구성되어 이야기합니다. 책의 제목처럼,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듣는 분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이야기하고 살아가고 만나는 저자의 글은 한국 교회에 희망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청년을 소모성 자원으로 사용하지 않는 교회, 십일조와 헌금으로 줄 세우기 하지 않는 교회, 지금 여기를 살아가도록 돕는 교회. 어쩌면 모두가 꿈꾸는 교회는 다를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그 다양한 사람이, 성도가 되고, 하나가 되는 길은 주님밖에 없음을 고백하는 교회이지 않을까요.
 

맞아. 모든 것은 하나님이 하셨어! 우린 그것을 믿지. 그러나 그 안에서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충분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가지고 살아가야 해. 내 곁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마음껏 인정하고, 힘껏 존중할 줄 알아야 하지. 하나님이 허락하시고 만나게 하신 이들을 언제나 기쁨으로 영접하고, 존귀하게 여기는 자가 되어야 해. 135쪽

 
책에는 생각해 볼 좋은 문장이 가득 담겨 있으니 한 장씩 넘기며 만나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혹시, 비용 부담이 된다면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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