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시작 모나 D. 후커 지음 양지우 옮김 (서울: 비아, 2020)
음악 좋아하세요? 저는 특별히 대중음악을 참 좋아하는데요. 보통의 사람이라면, 훅(Hook) 있는 노래를 많이 들으실 것입니다. 이 부분을 보통 코러스라고 하는데요. 요즘은 도입부가 좋아야 듣는 시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시작하고 10초 이내로 승부를 봐야 하는 세대라고 해야 할까요. 이 도입부를 벌스(Verse)라고 합니다. 시작부터 확 다가와야 듣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소설도 첫 문장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끌리는 문장이 책을 계속 읽게끔 만들고요.
신앙의 세계를 초대하기 위해서 말하고 싶은 분들이 있습니다. 복음서의 저자인데요. 그래서인지 복음서의 도입부도 의미 있게, 앞으로 읽어 나갈 부분을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각각의 복음서 저자마다의 독특한 문장으로요.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다 ‘시작’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번에 읽어본 책의 원제에도 ‘Beginnings’가 있습니다.
문고판의 사이즈로 나온 비아의 책, 그러나 꾸욱 눌러 담은 복음서의 도입부에 대한 친절한 해설은 만족스러운 벌스를 듣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코러스까지 듣고 싶은, 복음서의 마지막 장까지 읽고 싶어지도록 만듭니다(복음서만 다 읽어도 신약성서의 절반을 아, 아닙니다).
복음서를 읽다 보면 가끔 벌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좋은 성찰을 하나 옮겨 봅니다.
우리가 복음서를 읽을 때 자주 빠지는 유혹 중 하나는 여러 복음서 본문을 몽땅 합쳐서 각 복음서의 세부 사항을 짜 맞추어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각각의 복음서 저자가 전하는 고유한 메시지를 놓치게 됩니다. 40~41쪽
복음서는 각각의 음색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화음으로, 사중주로 우리에게 주와 그리스도를 전합니다. 이를 억지로 단성 화음으로 만든다면 작곡자와 편곡자의 의도와 전혀 다른 음악이 나오질 않을까요.
이런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복음서의 도입부를 천천히 음미하고 나아간다면 조금은 더 깊고 풍성한 은혜의 시간이 되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복음서의 아름다운 음색을 듣도록 돕는 얇은 <복음의 시작>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자주 놓치게 되는 복음서의 도입부의 의미를 되돌아보게끔 합니다.
벌스가 맘에 드신다면, 계속 들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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