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물 안녕달 지음 (파주: 창비, 2022)
책방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발견하는 건 참 기분 좋은 순간이다. 급하게 혹은 느긋하게 책등을 마주하면서 지나가다가 멈출 때 발견하는 그 기쁨은, 온라인 서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오롯이 오프라인 서점에서만 누리게 되는 기쁨이니까.
책은 양장본이었다. 그 자체로도 보관성과 책등이 주는 안정감이 있기에 만족스럽다고 할까. 다만 비닐로 포장되어 있어서 뜯어보지 못하고 담아왔다. 그래도 되는 믿고 보는 작가의 작품이니 괜찮다.
제목은 자세히 보니까 <눈물>이 아니라 <눈, 물>이라고 적혀 있었다. 왜 쉼표(혹은 숨표)가 있는지 궁금했다. 무언가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 걸까.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중에는 <눈아이>가 있었기에 눈과 관련된 이야기일 것이라 유추하며 읽으려고 준비했다.
인터넷으로 잠깐 찾아보니, 그래픽 노블이라는데 글밥이 많을지 궁금해지기도 했기에 보던 책을 잠시 멈추고 이 책부터 봤다. 후루룩 지나갈 수 있는 분량의 글, 그러나 가슴이 아파질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스포일러가 되기보다는 상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써본다. 안녕달 작가의 책은 제목으로도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눈으로 시작해서 물로 끝나는 이야기라고 할까. 그래서 눈물이 나게 되는 독자가 있었다. 일단 나는 아니다. 그저 마음 한쪽이 살짝 아릴 뿐.
그림책으로 어린아이와 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이던 작품에서 본격 성인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자리로까지 왔다. 나는 과연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