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하나님의 트렁크

읽고쓰고나누고 2022. 7. 17. 01:08

하나님의 트렁크 이숙경 지음 (고양: 인사이트브리즈, 2016)

 

어느 작가 한 분에게 꽂혀서 책을 사 모으게 되는 건 즐거운 경험이다. 그런 팬심을 갖게 되기에는 분명히, 매혹적인 문장으로 만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일까 싶은 책의 제목을 보면서 코로나 덕분에 제대로 나가보지 못한 여행이 가고 싶어지기도 한다. 마음껏 날아오르고 싶다 해야 하나.

 

이런 조금은 과해 보이는 욕구는,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라 할 수 있는 의식주가 선행되어야만 즐거운 마음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책은 87개의 글이 담겨 있고 자신의 의식주를 오픈하는 작가의 모습을, 삶을 보게 된다. 화려하고도 멀리 떨어진 문인의 삶이 아니라 우리 옆에 존재하는 이웃으로.

 

이런 작가의 마음이 담뿍 담긴 문장을 만나며 생각에 잠겨본다.

 

하나님, 세상의 사람들이 너무 가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모습을 바라보시는 하나님 마음도 아프시잖아요. 44쪽

 

우리가 인격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하나님께 바치는 기도는 순수할수록 좋을까. 아니, 기도조차도 주님께 맞춰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춰주기를 바라는 기복적인 모습을 담고 있기에 ‘나만 바라봐’를 말하는 것일지도.

 

그저, 이 자리에서 살아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없을까. 어쩌면 초심을 잃은 것일지도 모르는 일명 까진 신앙인이 되어서 그런 것이려나. 그래서 이너 피스를 원하는 나에게 따끔하게 문장이 다가왔나 보다.

 

나는 나의 평안함이 행복과 충만함이 미안했다. 68쪽

 

행복해지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이들이 있음을, 특히나 더욱 어려워진 여건으로 아파하는 이들이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오늘 잠들기 전에는 짧은 기도라도 해야지.

 

그렇다고 남과의 비교로 으스대고 행복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경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행복하리라. 그래서 저자의 다음 문장을 마지막으로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어쨌든 독서의 시간은 행복했고, 책을 다 읽고 덮은 지금은 더 행복해져 버렸다.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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