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종교와 신약성서 조재형 지음 개정증보판 (서울: 감은사, 2021)
그리스-로마 문화에는 문외한이던 지난 날, 요즈음 젊은 친구들은 어려서 만화영화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즐겁게 암기 당하며 컸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공부의 대상이 되면 외워야만 하는 것들이 되어버리는 그런 친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고 싶고, 재밌어 보이고, 이것을 마스터해야만 서양의 문화를 제대로 누려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을 가져볼 즈음에 만나게 되었던 책이 조 박사님의 책이었다. 물론, 지금은 한 번 더 읽는 시간을 가지며 그간 가져왔던 생각과 배움과 다른 것들로 채워진 나의 마음과 생각이기에 조금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었던 시간이었다.
성서의 배경이 되는 것들을 배우기 위해서는 당대의 문화와 사상을 알아야 한다고 하면서 유대인의 이야기를 많이 알게 되는 것이 보통의 모습이 아닐까. 조금 더 앞서 가려고 노력하는 친구들의 경우에는 로마에 대해서도 살펴보긴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성서 읽기에도 바빠지는 목회자들.
지금의 나는 현장에 존재하지 않는, 일개의 평신도이다. 그래서 목회자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사치이지만 그래도 자투리를 쪼개서 읽어본다.
조 박사님의 책은 개정증보판이라고 적혀있다. 기존에는 POD방식의 자가 출판으로 진행하였기에 주문하지 않으면 만나볼 수 없었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는 데에 한계가 존재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감은사와 함께 좀 더 일반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형태로 왔기에 나에게도 온 것이 아닐까.
기존 내용을 수정 보완하고 부록까지 추가되었다는 이 책은 17장 더하기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의 10장까지는 다양한 삽화와 함께 그리스-로마 종교와 문화에 대해서 쉽게 알 수 있도록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이런 선이해를 밑바탕으로 하여 읽어나가기에 좋을, 연구에 도움이 될 논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앞의 내용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면 정말 재밌게 그리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그래서 이번에도 읽는데 이틀 걸렸다).
책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그리스도교를 특별히 신약성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대교를 배경으로 해서 이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리스-로마 종교에 대한 이해를 갖고서 본다면 더욱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당시의 삶은 생존을 건 현장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믿는 종교(혹은 신념) 때문에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곳, 그곳이 로마 치하의 삶이 아니었을까. 그 가운데에서 살아가며 신앙함을 위해서는 자신들의 흔적을 적절하게 남길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예언이 아니라 1세기 말 황제 제의를 강요하는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믿음을 지키기 위해 묵시문학이라는 장르를 통해 로마와 황제 제의를 사탄에 대한 투쟁으로 배치한 것이다. 127쪽
묵시문학과 같은 방식으로 저항도 있었을 것이고, 문화를 포용하면서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노력하던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 결과물이 바울이 남긴 서신들이 아니었을까. 물론, 복음서의 기자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해 냈을 것이다.
한 명의 역사적인 예수가 있었지만, 그 예수를 주와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기독론은 신약성서 기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온도차를 보여주고 있다. 350쪽
성서를 읽는다는 것, 그것은 다채로운 방식으로 표현으로 나타난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신앙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라 믿는다. 그것을 위해서 유대교 삶도 알아야겠지만, 그리스와 로마의 종교의 배경도 알아가는 것은 어떨지 권하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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