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머물다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이 땅의 신학자들, NCCK 세월호참사대책위원회 지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4)
성탄절을 즈음하여 그해 겨울에 나왔던 책이 서회 직원들의 소장품을 내어놓는 이벤트를 통해서 저에게 전달되어 왔습니다. 많이 읽었던 흔적이 느껴지는 책을 통해서 저 또한 많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유족들의 아픔을 전달받습니다. 해결되지 못한 이야기, 치유되지 못한 아픔이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이들을 지켜보고 계시고 사랑으로 위로하시는 주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더하여 ‘그 봄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겨울편지’라는 부제를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다시금 봄이 되었습니다. 그 누가 뭐래도 몸의 부활을 믿고 싶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들을 만나고 싶은, 만나야만 하는 가족들이 아직 있기 때문입니다.
책은 53인의 글들로 담겨 있습니다. 여섯 가지의 주제로 나뉘어 있어도 각자만의 글로 쓰여 있어도, 그 안에서 느껴지는 아픔과 미래를 향한 소망은 동일하게 느껴집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우는 자를 위해 같이 울라”는 말씀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으며, NCCK가 추구하는 에큐메니컬의 모습이 아닐까 싶어 봅니다. 그 중에서 몇 문장만 담아와 봅니다.
슬퍼했다는 것이 이젠 잊어도 된다는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12쪽
누군가 지옥에서 영원한 고통 중에 있는데 자신은 천국에 있다고 가슴 쓸어내리며 기쁨을 만끽한다면, 그곳이 과연 천국일까. 천국에 있다 해도 그런 마음 자체가 실은 가장 처참한 지옥이 아닐까. 15쪽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작은 교회가 희망입니다. 213쪽
정말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세월호 이후로 달라진 우리 사회는 코로나로 한층 더 이웃 간의 소외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잊지 않고’ 현장에서 만났던 많은 이들은, 함께 함을 보여줬습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곁에 머물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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