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믿음으로 사십니까? 이병주 지음 (고양: 아바서원, 2021)
직장을 다닌다는 것, 그것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포함하며 내가 주인이 아닐 확률이 크며 누군가와 함께 하고 누군가를 위해서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성경에서 말하는 주인과 종의 의미와는 사뭇 다르지만 우리는 누군가에게 고용되어서 일을 한다.
이 책의 저자이신 분 또한 직장인의 생활을 하는 분이셨다. 그러나 흔하게 보기에는 어려운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 회사에 소속되어 근무하였기에 직장인이 갖는 애환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살아왔음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그 안에서 기독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했음을 느껴본다.
책은 한손에 잡히는 핸드북 사이즈, 얇은 문고판이다. 그러나 저자에게도 그리고 글을 읽는 이에게도 충분한 질문을 던지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느껴보았다. 문체나 전체적인 구성은 변호사답게 잘 짜인 얼개를 갖고 있다(아마도 편집자에게 편안한 작업이 가능했을 것으로 느껴지는 글).
저자의 직업에서 느껴지는 일반 직장인과의 사뭇 다른 모습도 발견한다. 점심시간을 1시간 30분이나 가질 수 있다는 부러움. 물론, 이것도 자신의 업무 시간을 늘려서 갖는다면 가능하겠다고 느껴봄직하다(일주일에 하루만 추가 근무를 하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
그런데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직장은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책의 분량 상의 한계가 존재하기에 상세한 설명으로는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장점은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다시금 캐치해주는 것에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다음 문장을 적어본다.
부자도 죄인이지만, 가난한 자도 죄인이고, 의뢰인도 의인은 아니며 변호사도 죄인이라는 현실을 크게 보고 인식해야 합니다. 51쪽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으로 언제나 본이 되셨던 주님과 같이 우리는 신인(혹은 인자, 하나님의 아들)이 아님을 잊는 것이 아닐까.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고 하셨지, 세상 속에서 살지 말라고 하시지는 않았습니다. 106쪽
‘이미’ 그러나 ‘아직’이라고 말하면서, 믿으면서 살아가는 이곳임을 또한 기다리고 있음을 떠올려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북튜버 ‘믿음향기’분을 통해서 책을 소개받았기에 그랬을까. 아니면 서점에서 제목이 눈에 띄기에 집어 들도록 되었을까. 어느새 내 손에 들려있었고 읽게 되었다. 제임스 해밀턴의 <당신에게 일은 무엇인가>는 일에 대한 상세한 안내와 같았다면 이번에 읽어본 이 책은 부제목처럼 ‘직장생활 신앙 매뉴얼’이다. 어떻게 직장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갈 것인지를 도와주는 길라잡이.
결국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나’다. 이 책의 도움을 받고, 무엇보다 스스로 고민하고 성찰하는 프락시스적인 삶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돌아본다. 힘들지만 걸어보자. 무엇이 나를 살게 만드는지 생각해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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