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함락 후 일주일 벤 위더링턴 3세 지음 (서울: CLC, 2021)
러시아의 공격을 버텨내고 있는 우크라이나, 그럼에도 오늘 들었던 소식은 항구 도시의 함락이었다. 전투에 참여하는 군인들의 희생도 안타깝지만 민간인들의 희생은 어떤 것인가. 전혀 준비되지 못했던 죽음이 아닐까. 우주적 종말이 아닌 개인의 종말을 목도하는 이웃은 어떤 심정일까. 직접적으로 알 수 없지만, 전쟁의 참상을 겪어보지 않았기에 그들의 아픔과 절망을 말하기에는 어렵다. 그저 위로하심이 함께 하였으면 한다.
그래서였을까. 읽으려던 독서의 순서를 변경해서 이 책을 읽었다. 책의 표현으로는 디도(우리가 잘 아는 티투스) 장군 부대의 점령으로 초토화 되어버린 예루살렘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픽션이 가미되어 더욱 극적인 상황 전개(그러나 전쟁의 참상은 더하지 않았을까 싶은)와 적막함은 점점 작가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분명히 신약학 교수인데 말이다.
여러 인물들이 겪었을법한 내러티브들과 존재했으리라 싶은 인물들의 이름으로 잘 엮여져 있었다. 무엇보다 예루살렘의 함락 장면을 읽어나갈 때에는 자꾸 우크라이나의 모습과 겹쳐져 읽어졌다. 그래서 가슴 한쪽이 아파오는 느낌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나라면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 혹은 악하게 그려지는 인물처럼 행동하지 않았을까는 솔직한 고민과 함께
1세기의 그리스도인이자 유대인들은 자신의 고향이 무너짐을 보면서 어떤 심정이었을까. 예언의 성취라서 서글퍼졌을까. 아니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고 거기에 발 맞춰서 앞날을 준비하기에 바빴을까. 현재의 삶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잣대와 삶의 방식이었겠지만 그들 나름의 최선이지 않았을까
책은 22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일주일 시리즈’이기에 그럼에도 일주일 안에 벌어지는 시간의 흐름이기도 하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각자에게 벌어지는 위기와 해결은 적절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그래서 더 역사소설 같다).
많은 읽을거리와 삽화가 풍성한 이 책은 요즘 더 읽기에 좋게 느껴진다. 아프지만 사랑하고, 힘들지만 나아가는 이들의 삶을 보여주기에 그렇다. 모두가 힘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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