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가 전하는 예수 이야기 베르너 H. 켈버 지음 (서울: 감은사, 2019)
성탄절이 끝나기 전에 완독하고 싶었으나 게으름인지 지나친 바쁨이었는지 공현일이 다가오는 주간에서야 끝맺음을 한 책.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오히려 친숙하게 성서를 만나게끔 이끌어주는 책을 만나게 된다.
성공회의 평신도 아카데미에서 진행(시켜!)했던 내용을 엮은 매우 가독성이 좋은 문장, 기존에 나왔던 책이라지만 좋은 역자와 출판사로 깔끔하게 만난 것도 분명히 작용한 부분이 적지 않았겠다 싶어진다.
당시의 최신 역본인 RSV를 사용하며, 대차게 오역을 지적하는 저자를 통해서 오히려 통쾌함을 느끼는 건 무엇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현대어로 된, 생활어로 된 마가복음을 읽는 느낌을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져보게 되었다.
요즘 감은사의 책들은 마가복음 관련 서적들이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얇은(?) 책은 어떤 의미를 주는가. 마가복음 옆에 있으면 좋은 책인가 아니면 메시지 성경처럼, 보조 자료가 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서 마가복음을 보면 좀 더 와이드한 시각을 갖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in the Road, 길 위에서 만나는 주님을 보게 된다. 또한 자꾸만 멀어져가는 예수님과 제자들의 사이가 (마치 나와 너) 보인다.
충분히, 성서를 해설하며 놓치기 쉬웠던 부분들을 읽어나가게끔 만들어주기에 부담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복음서들과의 시각을 좀 더 차별적으로 보게끔 인도하는 느낌이다. 기억하고 싶은, 나누고 싶은 문장을 몇 구절 적어본다.
하나님의 나라는 악의 세력으로부터 해방된 남성들과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둘은 동등하다. 29쪽
남성과 여성의 동등함을 성서로부터 발견토록 이끌어주는 자상함. 예수께서는 당대의 시각과 문화에도 불구하고 차별적이지 않으셨고, 오히려 당연하게 생각하셨음을 떠올려 본다.
예수의 기름부음은 사람들의 칭송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비난을 받았다. 119쪽
기름부음 받은 자, 어노인팅이라는 단어를 한국에서만큼 자주 듣는 것, 기름부음 받으면 왕인데 찬양받아야 하는데 마가복음에서 그려내는 예수께서는 그러하지 못함을 보게 된다. 어떤 이의 표현처럼, 그 귀한 것을 거기에 왜 허비하느냐는 모습만 보게 된다. 어쩌면 이런 모습이 내가 아닐까 싶어진다. ‘누구나 다 유다가 될 수 있다. 다만 밖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일 뿐’
사복음서 중에서 가장 짧은 그러나 오히려 가장 잘 읽지 않는 부분이 마가복음이 아닐까. 마가와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친절한 안내자로 이 책을 들고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코로나라서 멀리 못 나가니, 성서 여행을 떠나 보는 것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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