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역사와 만나다 야로슬라프 펠리칸 지음 (서울: 비아, 2019)
비아社의 만나다 시리즈를 통해서 알게 된 펠리칸의 저서를 두 번째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을 구매한지는 꽤 흐른 시간이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느지막이 펼쳐 보게 된 것입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500여 쪽의 분량은 빨리 읽기 싫어지는 것도 몫을 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책은 제목처럼, 역사의 흘러감의 시간 속에서 바라보았던 여러 시선들의 예수 이해를 담고 있습니다. 총 18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별의 호흡이 대략 30쪽 정도이기에 부담스럽진 않습니다. 더하여 쉬운 문체 구사와 삽화들은 역사에 대한 흥미를 돋을 수 있도록 독려해 줍니다. “야 너두 할 수 있어”라는 광고 카피가 떠오릅니다.
약 2000년간의 역사를 한권의 책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전공자가 아니라도 알면 좋은 교양으로 또한 전공자라도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살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옮겨 봅니다.
네 편의 복음서는 사진보다는 그림에 가깝다. 37쪽
복음서에 대한 이해를 더하여 줄 수 있는 문장입니다. 성서를 읽어나갈 때에 도움이 되는 장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분들에게 그리고 여러 가지 방향으로 예수가 누구인지를 탐구해나가는 분들에게 많은 성찰을 더하여 주리라 생각합니다.
연대를 따지든 논리로 따져보든 간에 그리스도교 전통은 그리스도교 성서보다 우선한다. 38쪽
성서가 문서화되기 이전(어렵게 표현하자면 정경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에는 구전으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또한,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따르는 이들 중에는 그와 함께 동시대에 살았던 이들이 존재하였기에 필요치 않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점차 자연사 혹은 순교로 인하여 겪었던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이들이 줄어져 버렸기에 기록의 필요성이 남지 않았을까 생각하도록 이끌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내용을 신학교에 오신다면 자세히 배우겠습니다만 평신도 또한 알면 좋겠단 생각해 봅니다.
예수를 따르던 이들은 매우 이른 시기부터 예수가 죽기 위해 살았다는, 그의 죽음이 그의 삶을 가로막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237쪽
이처럼 사도들 혹은 제자들은 예수의 삶을 목격했던 이들이었을 것입니다. 눈으로 담고 귀로 들었던 현실이 부럽기도 합니다. 바로 이런 분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문장까지 수긍하게 됩니다.
‘나자렛 예수’가 시골 사람이었을지언정 ‘예수 그리스도’는 온 세계에 속한 이다. 지리적으로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있던, 이방 종교에 속해 그를 폄하하던 이들, 혹은 그리스도교에 속해 있던 사도행전 저자가 상상할 수 있던 영역을 훌쩍 넘어 예수의 이름은 “이 땅 구석진 어딘가에서”부터 퍼져 나가 “땅 끝까지” 나아갔다. 513쪽
조금 어려운 용어로 표현하자면 초월성과 내재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디에든 계시며 우리를 바라보시는 분으로 볼 수 있으며 또한 내 마음에 계시며 함께 계시는 분으로도 볼 수 있는 신앙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세계 내 존재로 살아가는 것은 우리만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동일하지 않을까 생각하도록 만들어줍니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만나게 되었던 예수를 통해서 현실의 변화를 이끌어냈던 이들, 역사에서 만나게 됩니다. 과연 저라면 고대 세계에서 중세 시대에서 혹은 근대화를 겪는 중에 어떠한 방향을 찾았을까요. 그럴 수밖에 없는 순간을 살아낸 이들을 만나보려면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시는 것은 어떨지요. 물론, 지면상의 한계로 인해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전통에 의해서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통으로 그리스도를 닮고자 하는 이들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임이라 확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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