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어둠 속의 촛불들

읽고쓰고나누고 2021. 12. 13. 04:52

어둠 속의 촛불들 로완 윌리엄스 지음 (서울: 비아, 2021)

 

코로나 19가 시작되고서 읽게 되는 주제의 글로는 다섯 번째가 된 이야기. 그의 목회 현장에서 나누게 된 글들을 통해서 만나는 그의 신앙과 시선을 느껴본다. 26개의 짧은 토막글들을 엮어놓은 이 책은 위기의 한 가운데를 통과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글이기도 하다. 글의 저자 또한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을 맞이하며 쓰는 것이기에 보다 더 상황신학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삶을 보다 더 사이버 세상에서 보내게 하고, 모니터 앞에 멈춰놓은 것은 기술의 발달이 아니라 전 지구적 유행을 하고 있는 바이러스에 의해서였다. 이에 따라서 사회 전반의 대응은 언택트라고 불리는 비대면 방식으로의 전환과 더불어 택배 및 배달 산업의 활성화, 동적인 일보다는 정적인 일들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하여 종교들, 그 중에서도 기독교는 예배를 진행함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목회적 돌봄이 어려워진 것도 있으리라. 팬데믹이라고 하는 세계적인 대유행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서 특별히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이들에게 무엇이 최선의 선택이 될까. 다음의 문장들을 통해서 생각을 가져본다.

 

비록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각기 다른 어딘가에서 인터넷으로 중계되는 성찬례를 지켜보는 일뿐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13쪽

 

한 장소에 모여서 함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기념하는 성례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에 참담함을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서 자신의 최선인 중계에 참여하는 이들도 그리스도의 지체가 아닐까.

 

오늘날 위기는 모든 문제에는 빠른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고통스러운 시험입니다. 60쪽

 

무엇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기대를 갖고, 하루 이틀을 버텨오던 이들에게 지금의 상황은 자신의 이해한도를 초과한 경우가 아닐까싶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내 옆에 있는 이의 인간으로서 지닌 가치와 존엄성, 그의 삶을 깎아내리게 한다면 그것들은 심각한 거짓입니다. 100~101쪽

 

위와 같은 이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변의 이웃의 아픔을 만드는 행동을 자유로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아픔에 동감하고 나눌 수 있기를,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피해는 주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이러한 성찰을 더하여주는 글들 이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될 내용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 책이 코로나로 힘든 이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특별히, 목회적 돌봄이 필요한 신앙의 방황기에 들어선 분이 계시다면 권하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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