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기다림의 의미

읽고쓰고나누고 2021. 12. 5. 02:05

기다림의 의미 폴라 구더 지음 (서울: 도서출판 학영, 2021)

 

대림절 혹은 대강절이라 부르는 기독교의 절기, 예전에는 많이 지키며 보내왔던 날들을 어느새 그저 지나가듯이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대강절하면 양초를 그리고 또한 본회퍼의 설교집을 읽으며 묵상하며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리곤 나에게 이 책이 주어졌다. 그래서 계획으론 이것으로 묵상을 진행하려고 했었으나 언제나 계획과는 다르게 움직여진다. 왜냐하면 비아에서도 묵상집이 왔기에 하나로 선택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학영에서 나온 책은 조금은 천천히 그러나 2주간 나누어서 읽으며 생각을 해보았다. 필요한 부분은 워드에 옮겨 적으며 기다림의 의미를 곱씹어 보았다.

 

이 책은 묵상을 돕도록 제작되어져 있다.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시작과 마무리를 빼고 6개의 항목으로 나뉘어 있어서, 조금씩 읽어나감에 무리 없도록 이루어져 있다. 또한 생각나는 내용을 적기에는 단행본이어서 여백이 작아 어려움을 줄 수 있기에 별도로 묵상노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 하느냐면 노트만 있다면 계속 재활용하며 매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조금 더 자세히 내용을 살펴보면 각 장은 다음과 같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아브라함과 사라의 이야기를 2장에서는 선지자들과 3장에서는 세례 요한을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마리아를 만나게 된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아브람과 사래의 모습도 볼 수 있고, 선지자들에서는 여러 선지자들을 세례 요한에서는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는 요한 이야기를 마리아에서는 개신교인으로는 놓치기 쉬운 여러 부분들을 톺아보게 만든다.

 

기다림의 의미를 알려주는 대림절, 그리고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심을 기다렸던 여러 인물들을 생각하게 된다. 특별히 다음의 문장들은 나에겐 많은 생각을 갖도록 만들어주었기에 나누어본다.

 

우리가 세례 요한의 중요성을 자주 간과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메시지를 다소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세례와 회개와 용서가 너무나도 익숙하기 때문에 그의 메시지가 진부하게 들리는 것이죠. 다시 말해, 우리가 그 메시지의 과격한 성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141쪽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세례는, 회개는, 용서는 너무나도 쉬운 행동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 된다. 말로만 하는 용서와 회개 이것은 사뭇 어떤 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단 한 번의 회개면 구원받기에 충분하다는 말을 하는 이들과 다르지 않을까. 당대에 가해졌을 충격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외침은 공허하게 흐르지 않았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마리아는 인생의 여러 시점에서 십자가를 향해 가는 아들에게 작별 인사를 해야 했습니다. 186쪽

 

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간혹 아주 가끔 그런 상상을 해본다. 자녀가 나보다 먼저 떠나버리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과연 견뎌낼 수 있을지 슬픈 상상을 할 수 있다. 상상이 아닌 현실로 겪었을 이들 중에서 특별히, 마리아는 어떤 심정을 느꼈을까. 가슴이 아니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또 다른 의미의 기다림, 제발 얼른 숨이 멈춰서 고통을 그만 받길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더 이상 만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아는 죽음의 기다림은 어떤 절망이었을까. 흔히, 수태고지라고 부르는 일을 통해서 알게 된 소식도 기다림이었겠지만 얼마나 큰 절망의 기다림으로 변했었을까. 다행히도 이 고통이 끝이 아니라 다른 소망을 주는 모습이 되었음을 성서에서 볼 수 있기에 다행이라 생각하게 된다. 너무나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이었다.

 

폴라 구더의 섬세하면서도 친절한 안내는 여러모로 성서의 이야기 속에 빠져들도록 만들어준다. 과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성서학의 열매들을 사용하며 그 길을 인도해주기에 더욱 더 성서에서 그려내고 있는 기다림을 떠올려보게끔 해준다.

 

어느덧 12월, 주님 오심을 기다리며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기다림의 의미를 나누기를 바라며

 

겉표지가 입체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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