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천년 동안 백만 마일

읽고쓰고나누고 2021. 10. 12. 01:22

천년 동안 백만 마일 도널드 밀러 지음

(종이책 - 서울: IVP, 2010; 전자책 - 서울: 알맹4U, 2021)

 

  책의 내용이 정말 좋더라도 제목이 와 닿지(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내 취향이 아니어서 손이 가지) 않으면 혹은 큐레이팅 받지 못하면 넘어가는 책들이 종종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하마터면 『하나님의 모략』이 그랬고, 도널드 밀러의 이 책이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선물로 받게 되어 읽기 시작된 이 책은 출장을 다니며 짬이 날 때마다 천천히 읽게 된 나름의 오랜 시간 동안의 오랜 움직임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 제목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시간과 거리는 아니지만요. 어쩌면 『재즈처럼 하나님은』이라는 좋은 책에 ‘재즈’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개인적인 사정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던 간에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을 만난, 감사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직은 알아가는 단계인 전자책이지만 어디서나 아무 때나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은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기도 했습니다(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EPUB 방식의 포맷은 인용 표기가 참 어렵다는 것이 있기는 합니다). 사용하는 기기에 맞춰서 조절되는 방식은 마치 인터넷 홈페이지가 감응형 방식으로 디자인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마도 코딩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해 봅니다. 출판사들이 이제는 코딩도 해야 하겠군요.

 

  모쪼록 책은 크게는 5부, 작게는 3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호흡에 따라서 어디는 조금 짧은 분량으로 어디서는 조금 더 긴 내용으로 만나게 됩니다. 번 아웃 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못 찾고 있는 저자를 보게 됩니다.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이야기를 쓰지 못하는 아이러니함을 만나게 된다고 할까요. 그런 그가 겪는 일련의 상황들을 통해서 그가 변화되어 감을 바라보면서 작지만 큰 울림을 받게 됩니다.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삶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게 어루만져 줍니다.

 

  저에게 기억하고픈 또한 나누고 싶은 문장을 몇 개 옮겨와 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멋진 이야기를 살았으면 하지만, 정작 그 삶에 따르는 노력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17장 아홉 번째 문단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결실을 그냥 받아먹고 싶은 것이 어쩌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요. 이를 나타낸다고 느꼈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현대인의 삶이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갈 때, 아름다운 이야기가 끝나갈 때,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자신이 아주 많이 사랑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32장 아홉 번째 문단

 

  저마다의 이야기에서 갑자기 혹은 천천히 맞이하게 되는 끝맺음은 자신을 그리고 상대방을 돌아보게 만드는 순간이 아닐까요. 그리고 사랑의 일부만 알던 자가 통전적인 부분으로까지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여 봅니다. 우리는 날마다 배우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강력하게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슬며시 적셔오는 이슬비처럼 마음을 두드립니다. 강렬한 어조로 신앙을 말하지 않지만, 오히려 세속적인 삶의 모습이 적나라하게끔 드러나는 문장들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에게로 나아가게 만듭니다.

 

우리 자아의 일부는 영혼이며, 우리의 영혼은 목마르다. 23장 마지막 문단

 

  시간 되시면 한 번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읽으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말입니다.

 

출처: 알맹4U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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