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반격 손원평 지음 (서울: 은행나무, 2017)
나이를 묻고 읽게 되는 시기는 언제쯤일까. 연공서열을 따지려는 것일까 아니면 몸에 벤 습관이어서 누가 손윗사람인지를 정하려고 하는 것일까. 요즘이야 서른 살 먹어도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남녀가 넘쳐나지만, 우리의 바로 윗세대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처럼 여기던 것이 아닐까. 80년대에 태어나 88올림픽을 기억하지 못해도 치렀고, 원하던 안 원하던 간에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찰나와 같은 순간에 터진 경제 위기 등을 직접 맞닥뜨렸던 이들이 지금의 80년대 나름의 젊음을 유지한 나이대가 아닐까 한다.
이들을 배경으로 하여 극사실적이지만 가공의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의 배경은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녀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야겠다. 무언가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다시금 아프고 아팠던 시기, 그래도 열린 결말처럼 보여주는 장면을 통해서 아직은 도전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길거리에 치인다는 흔남, 흔녀같은 이들에게 자그마한 희망을 안겨준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그리고 그 노력을 안다고 말이다. 어쩌면 아메리칸 드림처럼 이루고 싶지만 이룰 수 없는 아니 가질 수 없는 신기루와 같아진 평범한 삶을 향한 욕구를 보며 대리만족하게 된다고 할 수 있으리라.
특별히 코로나로 인하여 더욱 좁아진 취업의 문과 고독하도록 혼자만의 시간을 강제 배정받은 청춘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이제 그만 아파하고 적을 향하여 반격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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