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개정판 김훈 지음 (서울: 학고재, 2017)
남한산성은 역사에 대한 기억과 더불어서 만들어진 소설이다. 그 시절 청에 대한 일련의 대응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고,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모순 관계의 상황을 그려낸다. 동명의 작품으로 영화까지 나온 이야기, 그 내면을 살펴본다면 답답함과 더불어 안타까움과 민생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어느 한 생명 소중하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이야기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다가옴을 보여주는 자연의 모습은 아련함을 만들어낸다. 등장인물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삶의 자리와 행동은 다르나 삶의 무게는 동일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삶이란 경중으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기에 말이다.
언제나 사회의 전환점이 발현되는 시기에는 시대의 흐름을 빠르게 읽을 줄 알아야 삶을 건사하기 쉽다. 또한 부의 축적이 가능한 자리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지만 그 흐름과 무관하게 나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기에 모든 행동과 결정에는 나름대로의 가치가 존재한다.
돌이켜보면 나보다 남을 탓하기 좋아하는 존재가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특별히 나라는 대상에 대입시켜 볼 수 있을 만큼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공동체를 위하는 위대한 사람들은 늘 존재했다. 그리고 그들은 늘 볼 수 있던 주요 세력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서민적인, 그리고 민촌에서 살아오던 보통의 사람들이었다.
결국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발견하게 만들어주는 역사의 격량인 남한산성을 읽어보는 것은 좋은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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