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에서의 도피 개정 4판 프란시스 쉐퍼 지음(서울: 생명의 말씀사, 2019)
흔히 신앙은 감정에 호소를 하며 간헐적으로나마 지성에 호소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신앙이란 경험해야만 알 수 있는 깨달을 수 있는 그 무엇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경험으로써의 종교를 폄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경험만이 전부라고 말하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것일 뿐.
그런 가운데 20세기의 위대한 기독교 지성인의 책을 본다는 것은 앞선 시대의 사람이 바라본 미래의 예견이라고 해야 할까. 모더니즘의 시대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을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이었을까싶다. 그가 펼쳐주는 역사와 철학의 관계, 그리고 그 안에서 혹은 옆에서 바라보는 신앙과의 관계들은 생각할 점들을 우리에게 시사해 준다.
7장이라는 각장의 구별은 아퀴나스로부터 시작하여, 성경으로 돌아오게끔 안내해주는 지도와 같다. 인도양을 찾다가 실수로 발견하였던 신대륙과 비견되는 것, 이성을 믿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서임을 다시금 알려준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다음과 같은 저자의 문장에 동의하게 되는 바이다.
우리는 성경을 기초로 하여, 비록 완전한 지식은 아니지만 참되고 통일된 지식을 소유한다. 49쪽
어떠한 사조를 따른다고 하여도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경이 아닐까. 지금 이 곳에서의 삶의 방향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상층부와 하층부를 연결하여 주는 것이 성경일 테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서구사회에서는 약물에 대한 중독 현상이 심각했다. 지금은 우리 사회에도 암암리에 퍼져있는 약물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짐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한 통찰은 더욱 더 놀랍게 다가온다.
오늘날 사람들이 약물을 취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도피나 반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절망에 있다. 103쪽
약물에 취하게 되는 이유가 하나님이 없다는 소위 현대 사상에 의해 물들어진 혹은 교육받은 현대인에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의 삶이 전부이며, 죽음 이후란 없다고 생각할수록 절망에 빠지게 되는 아이러니. 그래서 위와 같은 저자의 표현에 동의하게 되는 바이다. 반대로 그리스도인이라면, 열심히 살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아무것도 아닌 양 살 수는 없다. 102쪽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암암리에 가르치고 있는 현대의 사조와 달리 우리는 사랑받는 존재이기에, 가장 완벽하게 지음 받은 존재이기에, 대충 살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 시대가 이 사회가 세상이 만들어서 주는 이성에서는 도피해야 하겠지만, 하나님의 지혜가 담긴 성서에서의 이성으로는 달려가야 하겠다.
특별히, 본서의 도입부 1장을 잘 읽어본다면 우리 사회의 모든 학문내지 현상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사상에 영향을 받는 것임을 알게 되리라 본다. 우리의 신앙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조들을 알고 싶다면, 본서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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