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제국 존 도미닉 크로산 지음 (서울 : 포이에마 2010)
본서를 알게 되고 구입한지는 세월이 꽤 흐른 것 같다. 그 동안의 핑계 아닌 핑계로 책을 멀리하다가 다시금 잡고서 읽게 된지 2년 가까이 지났다. 그러는 도중에도 책의 크기로 분류하여 항상 나중에 읽어야하지 하던 책이 오늘 소개하게 된 책이다. 예수 세미나로 혹은 역사적 예수, 비평과 관련하여 유명한 학자가 본서의 저자이기에 많은 이들이 과제 혹은 필독서로 읽었을 것이 다분함을 알기에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그러함에도 안내를 하려고 시작하였으니 끝까지 한 번 따라와 주시기를 바라며 목차부터 살펴본다.
1장 제국과 문명의 야만성
2장 하나님과 권력의 모호성
3장 예수와 하나님나라
4장 바울과 평등의 정의
5장 요한계시록과 폭력의 포르노그래피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나름의 간단한 구조이다. 하지만 이 5장에 다루는 함의는 쉬운 문장이면서도 깊게 다가올 수 있음을 유의해야겠다. 동시대의 학자이며, 비슷한 시기에 출간하였던 김세윤 교수의 『그리스도와 가이사』를 먼저 읽었던 필자이기에, 과연 반대편 진형이라고 해야 하는 저자의 글은 어떠할지 기대가 되었다. 먼저, 1장에서는 로마라는 제국의 모습을 제국 신학적인 측면과 더불어 문명의 야만적인 모습을(이것을 저자는 정상성이라고 표현한다.) 다루며, 2장에서는 이와 반대로 하나님의 급진성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내용들을(율법과 예언, 저항, 그리스도 등) 통하여 다루게 된다. 이어지는 3장에서는 저자의 표현을 그대로 적어본다면, 이 책의 핵심인 예수님과 떼려야 떼어낼 수 없는 헤롯 대왕 가문의 이야기들로 시작하여 예수가 그리스도가 되시는 십자가 사건까지 다루어진다. 4장에서는 바울에 대하여 소상히 다루어지며, 기독인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보는(저자의 표현대로) 바울과 관련된 본문들을 비평적인 입장에서 다루어서 소개하고 있다. 급진적인 바울에서부터 자유주의적인 바울, 그리고 보수적인 모습에까지 말이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예수와 하나님의 나라라는 급진적이면서도 비폭력적인 모습의 운동이 아닌 폭력적으로까지 보이는 요한의 묵시까지 다루게 된다. 여기에서 이 부분이 과연 신약의 복음서 부분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중점적으로 읽으면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본서를 읽으면 동의하는 부분도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발견하리라 생각한다, 또한, 스스로의 앎이 얼마나 작은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고마운 학자임에 틀림없다. 십자가는 분명히 수직적으로 내려오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만이 아닌 좌우로 펼쳐져 있는, 이웃을 향해 있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그렇기에 하나님 안에서 이웃을 품을 수 있는 것이며, 나만이 아닌 이웃을 보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현재까지 나 자신의 신앙을 위하여 살아가고 스스로만을 성찰하던 것이 아닐까. 복음서에 나타나는 예수는 저자의 표현을 빌려서 쓰자면, 하나님 나라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존한다고 했다. 지금 여기에 임하여 있는 것이며, 그것을 깨닫도록 하여주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 아닐까. 물론, 지금 여기에서의 신앙만을 강조한다면 또 다른 오류를 범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리만큼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를 배제하고 오직 계시록의 신앙만을 강조한 것은 아닐까 싶다.
안식일은 예배를 위해 쉬는 날이 아니라 예배로 쉬는 날이었다. 89p.
그렇기에 위와 같은 저자의 문장은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쉬는 것이 아닌 온전히 예배로 쉬는 것, 그분으로 인하여 즐거워하는 날이 안식일이 아닌가. 우리는 주일에 여러 차례의 예배를 드리려고 노력하지만, 적어도 미국에서는 한 번의 예배를 오랜 시간 드리는 것으로 끝내기도 한다. 많은 예배보다 온전히 집중하여 드리는 예배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온전함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 이것이 신앙인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다소 학문적이지만 한번쯤은 본서를 읽을 수 있다면, 자신의 신앙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하여 본다. 물론, 올바른 길잡이가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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