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통해 본 기독교의 신비주의 어춘수 지음 (서울: 가이드포스트, 2009)
역사를 읽는다. 멈추어진 시간이란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편의를 위해서 흘러간 시간들을 구분하여 가리키는 것이 ‘시대’라는 단어일 것이다. 그리고 이 ‘시대’들을 모아놓은 것이 역사가 아닐까. 물론, 전쟁이 있고 승자의 기록으로 남아진 것이 현재의 ‘역사’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행간에 감추어진 진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즉 신앙인이다.
조금은 사족이 붙은 것 같다. 이번에 소개할 본서는 본격적인 신학 서적이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역사신학 내지 조직신학 계열의 서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특별히 한국 내의 기독교 신비주의를 고찰하기 위하여, 신비주의 특성과 정의를 다루며 (1장), 기독교 신비주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훑는다. (2장) 다음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종교들의(무교, 유교, 불교, 도교) 신비주의를 연구하며 (3장) 한국 내 신종교의 신비주의를 기술한다.(4장) 그리고 정통적인 한국 기독교의 신비주의(5장)와 기독교 계열로 봐야하는 신종교의 신비주의(6장)를 다룬다. 본서의 말미에 다가가서는 신비주의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다루며(7장) 종합적인 결론을 끝으로 마무리 된다.(8장)
특히, 기억에 남는 문장을 적어 본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모든 한국인들은 심정적으로 유교적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 유교적 인생관 위에 불교적
혹은 기독교적 인생관을 깡그리 덮어 버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유교적 인생관 위에
불교적 혹은 기독교적 인생관을 추가할 뿐이다. 101p.
지극히 한국적인 상황에서의 판단을 도와줄 문장이다. 문화는 서로 간의 영향을 받기 십상이다. 긍정적인 측면이든 부정적인 측면이든지 시나브로 습합되어진다. 그래서 저자는 문화신학의 당위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대하여 필자도 동의하는 바이다. 한 손에는 텍스트를 한 손에는 콘텍스트를 들고 서 있어야 된다. 어쩌면 실천신학적인 이해가 필요한 부분일 수도 있다. 모든 문화가 하나의 도가니에서 합쳐지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평행선처럼 흐르는가, 혹은 튕겨내어 버리는가 하는 방법론적인 고찰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신앙함의 모습에는 위에서 제시한 문장에서처럼, 기저에 깔려 있는 인생관이 있기에 더욱 타종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기에 본서는 짧게나마 전통종교와 더불어 신종교에 대한 이해를 더하여줄 좋은 종합적 자료라고 생각한다. 특히, 비교종교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다시 돌아와서 기독교의 신비주의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가깝게는 통성 기도와 새벽 기도회의 시작점, 멀리 나아가서는 기도원의 유래와 방언, 입신, 안찰 등과 같은 모습들에 대한 역사적인 모습들을 관찰케 해주는 서적이 본서였다. 물론, 수업으로 듣고, 서적으로 읽고, 신앙함에서 겪어본 요소들이 통합적으로 머릿속에서 흘러간다. 그리고 스스로 갖고 있던 이해에 새로운 통찰을 더하여주고 있다. 기독교의 신비주의적 요소에 반감을 갖고 있는 신자와 관심을 갖고 있는 신자들께서 본서를 독서 모임을 통하여서 충분한 토론을 갖게 되면 좋은 서적이 되리라 생각이 든다. 단, 지도하는 사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에 좋은 목회자와 함께 하는 시간으로 말이다. 조금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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