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세기 프로테스탄트 사상사
파울 틸리히 지음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4)
예전 현대신학연구 시간에 부교재로 쓰였던 책이 이번에 소개하게 된 서적이다. 파울 틸리히(혹은 폴 틸리히)는 이 시대에 한 획을 그은 신학자이다. 칼 바르트, 디트리히 본회퍼 등과 동시대를 지내온 인물이기에 말이다. 21세기인 지금 이 자리에서 이들이 치열하게 살아왔던 시대의 산물을 돌아보는 것은 새로운 통찰을 더해줄 것이다. 자 본서의 구조는 어떠한지 펼쳐보면 다음과 같이 다섯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마당 정통주의, 경건주의, 합리주의 안에서 유동하는 강조점
둘째 마당 계몽주의와 그 문제
셋째 마당 계몽주의에 대한 고전주의적ㆍ로망주의적 반동
넷째 마당 보편적 종합의 파탄
다섯째 마당 새로운 조정의 길
본서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집필을 목적으로 작성된 책이 아니다. 강의 내용을 제자인 브라텐이 녹음해두었다가 편집, 출판하였다. 깔끔한 문어체의 구성이 아니기에 조금 더 이해하기에 어려울 수 있다. 더불어서 본서는 번역서이기에 그 시간, 그 장소의 느낌의 전달이 다소 떨어질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찬 구성으로 가득하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의 분량으로 인하여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각 용어의 정의까지 짚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신학과 철학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다. 그렇기에 본서에서도 신학자와 더불어 중요한 철학자들이 등장하며, 각각의 사조에 대한 특징과 장점, 그리고 단점을 논하여 준다. 또한 강의였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대답을 가졌던 시간의 내용도 첨부되어 있어서 학생의 입장에서 궁금하였던 점을 해결하여 주는 고마운 점이 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강의 도중의 명언도 수록되어 있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그리스도교적 종교에 관하여 말하지 않았다. 그는 그리스도에 관하여 말했다. 142p
우리는 가끔 성경을 읽으면서 교회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과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를 나타내고 있다. 다시금 로마서를 들여다보면 흔히, 그리스도교 신학의 정수가 담겨 있는 것으로 바라보곤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것을 상기 시켜주는 문장이었다. 문화의 신학 그리고 메시지(text)와 상황(context)을 강조하던 신학자의 강의였기에 그 시대를 상기시켜주곤 하였다. 우리는 성경의 기자가 처하였던 상황을 직접적으로 알지 못한다. 또한, 신학자들이 주창하였던 신학의 배경을 겪어보진 못하였다. 다만, 상황에 대한 문서를 전달받고 읽게 되고, 또한 해석하게 될 뿐이다. 그렇기에 더욱 더 그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올바른 안내자가 필요한 것이다.
신학은 밑에서부터 위를 향하여 나아가는 학문이다. 그분이 어떠한 분인지에 대한 해석인 셈이다. 그러나 나아가는 방향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각 사람마다 바라보는 방향이 다를 수 있기에 여러 방법(신학)이 나타나는 것이다. 완전할 수 없는 것이 신학이기에 더욱 더 새로운 방법론이 등장하는 것이다. 곧, 4차 혁명이라는 AI의 시대가 올 것이다. 어쩌면 이미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다음의 문장은 더욱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개인은 역사에 행복할 수가 없다. 역사는 개인을 염려하지 않는다. 173p
우리를 염려하지 않는 역사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위에 계신 그분만을 의지해야 하지 않을까. 신학에 대하여 특히, 현대 신학의 흐름에 대하여 이해를 더하고 싶다면 본서를 한 번쯤 천천히 읽어보길 권하여 드린다. 다시금 학부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 것이라 생각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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