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 이해영, 정인교 지음 (서울: 시대의창, 2008)
한미 FTA가 어느새 발효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아직도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모르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 오도된 혹은 의도된 바에 의해서 우리의 시각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본서는 2008년에 출간된 서적으로써, 하나의 사실을 놓고 대립된 각도로써 바라보고 있는 학자들의 토론을 문서화 시켜놓은 것이다. 각각 순기능과 역기능을 대표하는 의견이라고 본다. 또 하나의 쟁점은 유럽학파와 구미학파의 대결이라 볼 수 있고, 신자유주의 대 수정된 자본주의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수정된 자본주의란, 사회주의의 장점과 자본주의의 장점을 결합시켜놓은 형태로 본다. 이것에 대한 예로써, 공정무역을 말할 수 있다.
※물론, 위에서 말한 수정된 자본주의가 이해영 교수께서 주장하는 내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라는 의미의 올바른 뜻보다 오해로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에 필자가 느끼는대로 조금 더 다르게 표현해본 것이다.
아무튼 거두절미하며 본서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본 토론의 사회자는 이미 한쪽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겨레 논설위원이며, 기자활동으로 10년여를 달려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한, 토론의 분량을 보더라도 이해영 교수의 의견을 주로 다루고 있다고 느껴졌다. 사실을 오도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본서를 계속 읽어내려 갔다. 본서는 서두에서 고등학생 정도의 수준이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기 위해서 그리하였는지는 몰라도, 객관적인 데이터의 제시가 적었다. 무엇보다 더 필자가 느끼기에 부족했던 것은 토론자께서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토론은 격양된 자세로 임하게 되면, 객관적이지도 않고 한쪽에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도록 만들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서에서의 이해영 교수의 글은 사뭇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기 위해서 쓰인 것처럼 느껴졌다. 객관적인 자료의 제시보다 상대방을 비판하는 뉘앙스만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비판이었으면 했다. 물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다만,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보다 더 철저한, 명확한 근거를 갖고 대하였으면 한다. 또한, 본서의 두 저자에게 묻고 싶은 말이 생기고 말았다. 그 질문은 다음과 같다.
과연 두 교수께서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계시는지, 혹은 자기가 소속된 계층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정인교 교수께서 제시하는 FTA 이후의 한국은 너무 아름답다. 다만 그것으로 끝난다. 밝고 아름다운 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그것만이 진실이 아님에는 분명하다. 그렇기에 이후에 대한 명확한 대비책을 선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해영 교수께 묻고 싶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할 부분은 민주주의에 기초된 수정된 자본주의인지, 아니면 다른 국가를 위한 공정한 자본주의인지 묻고 싶다. 국민에 국민의 국민을 위한이라는 미국의 연설처럼, 우리 사회를 위한 우리 사회에 의한 우리 사회의 무역론인지 의문을 가져본다. 단지, 반미국주의는 아닌가라는 의문 말이다. 우리사회는 미국에 의해서도 혹여 중국에 의해서도 끌려가서는 안 된다. 이것이 두 분이 말하셨던 통상의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보다 더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설정되게끔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는 조약이 발효되었다.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작용할 수밖에 없는 사회라는 유기체는 존재한다. 물론, 이것을 하나씩 변화시켜 나가야 함에는 누구나 다 동의할 것이다. 다만, 어느 정도의 대비가 있은 후에 나아갔다면 얼마나 좋았을지 의문이 든다.
이시대의 현명한 솔로몬이 그립다. 좌파와 우파를 아우르는 새로운 리더십이 그립다. 우리에게 진정한 이익을 가져다 줄 리더를 그려본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또한 대선도 멀지 않은 시기이다. FTA의 절대적 무조건적 폐기만이 진리는 아닐 것이다. 물론 이것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도 옳지 않다. 단지, 서민을 생각하는 대통령이, 국회의원이 생각난다. 누구나 다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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