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 존 번연 지음 (서울: 규장, 2009)
흔히 존 번연(혹은 버니언)하면 떠오르는 것은 본서보다 『천로역정』을 떠올릴 것이다. 그가 감옥에 갇혀있는 동안에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저자인 존 번연은 청교도로서 영국 국교회에 의하여 많은 핍박을 받았던 시기에 얻었던 체험들을 신앙 고백한 책이 오늘 소개할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이다. 책은 총 1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지막 결론까지 포함한다면 12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집필한 것은 12년간의 옥살이 중에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천로역정』이라는 작품을 이미 독파한 뒤였다. 본서의 편집자가 적어놓은 글을 인용하여 말하자면 존 번연의 실질적인 체험을 기록한 것은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이며, 은유적으로 그린 것이 『천로역정』이기에, 오늘 소개할 책을 읽고 난 뒤에 『천로역정』을 읽는다면 더욱 더 확실하게 다가오는 은혜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본서를 좀 더 살펴보면 부제로 ‘나를 끝까지 버리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청교도의 신앙으로 기록된 책임을 인지하며 읽는다면 더욱 큰 은혜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존 번연은 회심에 있어서 확실함을 추구하였다. 젊은 날의 불신앙의 모습을 고백하며 그가 결혼하게 된 여인과의 이야기,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인한 여러 가지 자기 자신으로부터 오는 시험, 그가 보았던 환상들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17세기의 특유의 느낌과 더불어 존 번연의 문체로 인하여 은혜를 더욱 은혜롭게 같이 느낄 수 있다. 그 중에서 한 문단을 인용하여 보자면, “나는 평생에, 수감생활을 한 때만큼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이해한 적이 없었다. 전에는 그저 그런 줄로만 알고 지나쳤던 구절들이 이곳에서는 확연하게 다가왔다. 이때만큼 예수 그리스도를 실제적이고 뚜렷하게 생각하며 산 적이 없었다. 이곳에서는 그리스도를 마음으로 보고 느끼며 지냈다.” 더불어서 본서의 특징이자, 존 번연 특유의 느낌이 묻어나는 것은 방대한 분량의 성경을 인용하는 것이다. 대체 성경을 얼마나 탐독하면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만큼 성경을 인용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과장하여 말한다면 본서의 10분의 1정도가 성경 인용 구절로 보인다.
우리는 흔히, 교단의 색깔에 의해서 현대라는 시대의 풍조에 의해서, 개인의 나태함과 분주함으로 인하여서 성경과 멀리 살게 되며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잊고 산다. 심지어 우리 자신이 진정 회개하였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볼 시간조차 없는 것이 현실로 다가온다. 이러한 가운데에 우리에게 다시금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 짧게나마 소개한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이다. 본서는 쉬운 문체로 번역되어 있으며 분량도 부록을 포함하여 200페이지를 조금 넘기는 양이니, 누구나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더불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은혜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닫고 다시 한 번 첫사랑을 회복하는 도움을 주리라 확신하는 바이다.
사순절 기간의 막바지인 지금, 이 책을 읽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은혜를 묵상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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