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신학, 신앙) 서적

칠십인역 입문

읽고쓰고나누고 2024. 2. 28. 23:05

칠십인역 입문 그레고리 R. 래니어, 윌리엄 A. 로스 지음 이민희 옮김 (고양: 북오븐, 2024)

 

<신약성서, 우리에게 오기까지>를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 눈앞에 존재하는 성서가 되기까지 거쳐왔던 여러 손길을 배워볼 수 있는, 알록달록한 사진 자료가 첨부되어 있어서 마치, 이리 오라는 손짓으로 느껴지던 책. 분명히, 수업에서 만났던 교과서보다 편안하고 좋았습니다(2번의 강의로는 다 알 수 없을 분량임을 그리고 책 한 권으로 다루었기에).

 

조금이라도 신학의 맛을 보았던 분이라면, ‘마소라’, ‘LXX’, ‘불가타’, ‘사해 문서등을 들어보았으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정확하게 기억날 수 없지만요(매번 떠올리고 연구하는 학자가 아닌 이상, 성서 본문의 묵상과 설교만으로도 바쁘기에).

 

고대의 언어로 기록된 성서가 지금의 저에게 읽어질 수 있는 현대어로 번역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까요. “번역은 반역이다는 표현처럼,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번역하면서 달라지는 표현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서 이해하는 바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첫 기록에서부터 수천 년의 차이를 둔 독자에게 필요한 것은 행운일까요.

 

그 사이 중간쯤에 있다고 믿는, 칠십인역은 그래서 많은 돌아봄과 의미를 가져다줍니다. 개신교에서는 외경으로 부르는 부분이 담겨 있기도 한, 그리스어로 된 구약(좀 더 정돈된 표현으로는 히브리 성서)이라고 해야 할까요.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신학을 맛보았다면 구약개론혹은 신약개론과 같은 입문 과목을 배웠을 것입니다. 바로 이 느낌 그대로 칠십인역을 배우는 책이 번역되어 나온 것이고요.

 

책은 총 7장에 걸쳐서 칠십인역을 뜯어 보게 됩니다. 무엇인지부터 시작하여 그 역사와 발전상을 살펴보게 되고, 중요성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지금 이곳에서 주어진 의미를 물으며 끝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버전 하나만을 가지고 말씀을 듣는 자리에 모이지 않는 현대인에게 구약 성서의 고대 버전이 여럿 존재함을 알게 되는 순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까요. 각자가 들고 있는 성서의 난외주에 적혀 있는 문장을 통해서 만나게 된다면, 이에 대한 궁금증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요.

 

평신도 교육에 참여하는 이들은 구약이라는 큰 지붕 아래 일어나는 일들을 더 잘 다룰 수 있어야 하며, 성경 독자들이 난외주에서 ‘칠십인역’을 발견하고 질문했을 때 이를 명확히 설명할 줄도 알아야 한다. 116쪽

 

어느 주일, 강단에는 NIV가, 누군가의 태블릿 PC에는 스페인어 성경이, 가장 뒷줄에는 너덜너덜해진 KJV가 있을 수 있다. 130쪽

 

조금 더 보태서, 어느 성도는 네슬 알란트 28판 신약성서를 들고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각각이 들고 있는 성서를 통해서 주님을 알아가고, 담겨 있는 말씀의 의미를 묻게 되는 게 아닐까요.

 

어디선가 만나서 읽을 수 있는 이 역서의 편집 후기를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신학대학원 과정에서 (학부가 아닙니다) 성서학에 대해서 집중하기에는 실로 다양한 목회적 소양을 키우기 위한 과목이 존재하기에 연구를 위해서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 심화 과정으로서 성서학을 전공하는 분이 되고, 그중에서도 칠십인역에 관심을 둔다는 것은 놀랍고도 희안한 일이 아닐지 싶고요.

 

그래도 알아야 하는, 칠십인역의 가치와 자신의 스탠스에서 바라볼 때의 한계점은 필요하리라 생각해 봅니다. 이를 위해서 이 책을 펼쳐봄이 어떨까요. 성서를 직접 맛보아 알게 되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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