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바리스타로 오신 예수

읽고쓰고나누고 2023. 3. 15. 23:06

바리스타로 오신 예수 석용욱 쓰고 그리다 (서울: IVP, 2021)

 
왼손에는 커피, 오른손에 책을 들고 있는 사람으로 캠퍼스에서 알려졌던 존재의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 아버지가 드시던 머그잔의 ‘둘, 둘, 셋’ 커피를 바라보는 것이 그 시작이었을까. 아니면 동네 형들이 반으로 잘라서 먹던 커피 아이스바가 먼저였을까. 그렇게 나는 믹스로, 캐러멜마키아토, 카페라테, 아메리카노로 달려왔다. 정말 찰나와 같았는데 벌써 20여 년이 지나갔다니. 조금 전 읽던 책 옆에도 머그잔이 머물다가 떠났다.
 
일상에 가까워진, 어쩌면 교회보다 많이 만나게 되는 커피는 어느새 스며들었다. 그리고 커피가 말을 걸어온다. 그리고 커피를 통해서 여러 사람도 만날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나의 책장으로 담아오기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재즈처럼 하나님은>이라는 제목 때문에 좋은 책을 읽지 못했던 내가 목수가 아닌 바리스타로서의 예수님을 용인할 정도가 되었으니까.
 
조금만 알 때의 커피는 그저 쓰기만 했던 것처럼, 멀리서 바라본 예수님은 어떤 느낌일까. 조금씩 알아갈수록 커피는 과일향이 느껴지는 원두도 있고, 산미가 포함된 다채로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예수님도 알고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고도 넘치는 탤런트를 갖고 계시는데 멀리서만 봐서 그저 성인으로만 보이는 것은 아니었을까. 이 시대에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며 위로의 한 잔을 전할 수 있는 바리스타로서의 예수님. 커피 한 잔이 생각난다. 그분의 따스한 손길이 담겼을 것 같아서.
 

세상에 그리스도인이 10억 명이라면 최소 10억 가지 이상의 방식으로 하나님은 각자에게 일하신다. 19쪽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시는 분, 스페셜티를 핸드드립 하는 바리스타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리라. 그래서 그분은 참 좋은 분, 행복을 내리는 분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며 느꼈던 감사한 마음은 책의 말미에서 다시금 나를 만족하도록 만들어줬다. 이 목넘김을, 책장넘김을 통해서 느껴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본다. 바리스타께서도 행복해하실 거라 믿는다.
 

커피가 주는 가장 큰 기능 중 하나가 ‘위안’이라는데, 예수님이 내려 주신 커피를 마신다면 얼마나 큰 위안을 얻을까? 146쪽

 
덧: 드로잉 에세이니까 그림을 묵상하며 글을 읽어도 좋고, 글을 읽으며 그림을 생각해도 좋았다. 무엇보다 로스터리 카페에서 한잔 마시며 읽고 싶어진다. 참, 이 책은 <북카페 산책>에서 담아왔었다.

 
반응형

'기독 서적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  (0) 2023.03.23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1) 2023.03.20
성령님은 누구인가  (0) 2023.03.07
무모한 희망  (0) 2023.02.27
존 비비어의 음성  (0) 202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