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없이 미래 없다 데즈먼드 투투 지음 (서울: 사자와어린양, 2022)
말로만 듣던 우분투 정신의 현현을 읽어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싶었다. 그리고 그 시대성 가운데를 살아냈던 그리고 함께했던 인물의 이야기를 말이다. 어느 때보다 서로 간의 용서가 필요한 시간을 살아가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보지 못했지만, 그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해봤다. 영화 <밀양> 때와 비교해서 얼마나 주변 교회의 모습은, 신자의 삶이 달라져 보였을까. 아니면 오히려 더 강화된 K스러움을 보유하고 있을까.
이 책은 위와 같은 추세와 다르게 세상이 바라거나 혹은 우려했던 모습이 아닌 형태로의 행보를 보여준, 진실과화해위원회의 투투 대주교를 만나게 해준다. 신앙인으로서 마주하게 된 아파르트헤이트의 청산과 새로운 민주정권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야만 했던 여러 일들을 그려낸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액션이 아니라 ‘고백’을 듣고 용서할 수 있는 분위기, 아니 문화를 만들어낸 남아공 사람들의 위대함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그들이 가졌던 민족성과 종교성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어떤 이들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던 놀라운 일들은 이미 준비된 제3의 길이었다고 믿게 된다. 그의 문장을 직접 몇 군데만 살펴보면 좋으리라 생각되기에 옮겨본다.
“과거는 과거로 흘려보내자”라는 말 한마디로 과거를 정말 지나간 일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은 없다. 55쪽
우리가 용서하고, 회개하고, 서로 화해하는 일이 궁극적으로 볼 때 우리에게 가장 유익하다. 용서와 화해 없이는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224쪽
진정한 회개와 용서가 없다면 이룩할 수 없는 미래의 안녕, 이것을 위해서는 모두가 노력해야 함을 돌아보았다. 나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은 언제나 용감한 결단이 필요한 것이었을까. ‘용서’, ‘화해’, ‘미래’라는 단어의 연결구는 ‘결단’이라고 믿는다.
쉽지 않은 길로의 도전을 통해서 모두에게 희망을 보여줬던 남아공의 사례, 그 길이 이루어지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음을 현장감 있는 문장을 통해서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좋은 저자와 역자, 그리고 출판사의 노력이 담긴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금 책이 나올 수 있도록 힘쓴 출판사에게도 박수를 드린다.
모쪼록 이 책이 세상을 보는 시각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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