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눈 내려 고운 땅 되다 한희철 지음 (서울 : 가시나무, 2020)
시를 읽는다는 것은 삶을 생각해보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 갑작스레 찾아오는 삶의 무료함 혹은 되돌아보는 계기가 생길 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이기에 말이다. 거룩한 종교의 경전을 보는 것은 계속적이고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한 종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울릴 그 무엇이기에 그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기에 그럴까.
누구나 태어나서 시 하나 정도는 쓴다. 그렇다고 그 시가 고차원적이거나 단순함 그 이상은 아닐 것이라고 믿기에 시는 역시 시라고 생각한다. 시 하나만큼은 자신 있게 썼다고 말하는 저자의 과거는 살아오면서 변화하게 되어 익으면서 고개를 숙이는 벼와 같은 모습이 되어 감을 글에서 보여줬다.
특별히 시를 읽고 새롭게 시를 쓴 것이 아니라 어느 시의 한 연이나 절, 아니면 전체를 소개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고민되었을 것이다. <기독교 사상>에서의 연재를 묶고 더 보완하여 출판된 책이지만, 시를 소개한다는 것은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길이었을 것이다. 시를 평한다는 것은 결국 삶을 논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에 말이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지음 중에서
사무실 컴퓨터의 배경화면 놓여 있는 저 부분을 읽으면서 생각해본다. 쉽게 써질 수 없는 것이 시이기에, 그 삶을 통해서 묵히고 숙성시켜 나오는 것이 시라는 것을 이제는 깨닫기에 저자는 얼마나 소화시키려고 노력하였을까.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신의 종교관에 의해서 선정한 것이 아닌, 시 자체의 순수성과 아름다움으로 선정되어졌을 것이기에 말이다. 목사라는 직함을 걸고 시를 나누는 것은 얼마나 더 어려운 길이었을까.
삶을 함축시켜서 전달하는 시이기에 행간 사이에 담겨있는 그 무엇을 읽어내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무수히 흘렸을 눈물과 애틋함을 어떻게 다 알 수 있을까 싶지만 말이다.
이 시선집이라고 해야 할까. 소개서의 제목이 된 문장을 떠올려본다. 분명히, 세상은 울퉁불퉁한 굴곡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에 그들을 감싸줄 무엇이 필요하다. 그것을 눈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서 살포시 감싸주는 존재로 표현하여준 시를 제목으로 차용하였음을 감안할 때, 따뜻한 사랑을 전하여 주고픈 저자의 마음이 전달된다.
왜냐하면 시라는 녀석은 우리의 마음을 풋풋하게 만들어주는 존재이니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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