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그대에게 2판 정재찬 지음 (서울: 휴머니스트, 2020)
김제동의 톡투유를 통해서 첫 만나게 되었던 저자의 시 낭송. 무엇보다 시인의 마음으로 시를 대하고 시를 전하려던 그의 모습과 눈빛과 언변에 감동하였었다. 그가 교수라는 것과 그것도 국어교육을 담당하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기에 그런 것이리라.
시라는 것을 낭송하거나 어느 한편에서 읽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겠지만, 문학도가 아닌 이상, 문학소녀가 아닌 이상 시집을 사서 읽는다는 것은 요즘에 있어서는 엄청난 노오력이 필요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인문학이 강조되고, 시나브로 나태주 시인의 시가 유행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유행을 타고 있는 레트로 감성에 의한 것일지는 지켜 보아야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모쪼록 시와 가사, 조금 더 나아가 소설의 일부분까지 소개하는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강의를 가다듬고 독자와 함께 호흡할 수 있게끔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한 호흡에 다 읽기보다 시간의 틈을 두면서 곱씹어 보기에 좋은 책이다.
무엇보다 제목에서 예측하여 볼 수 있듯이, 시라는 존재를 잊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사람들에게 전하여주는 조금은 긴 편지이리라.
어쩌면 교과서에서 마지막으로 보았을 시들을 다시금 읽게 해주며, 문예의 부흥을 꿈꿔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일 것이라 믿어봄직한 이 책은 나지막이 이야기한다. 시를 이끌어가는 것은 결국엔 화자가 아니라 독자라고 말이다. 그래서 출판사의 이름처럼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시의 참다운 기능이지 않을까.
오늘밤 잠을 청하기 전에 시 한편 읽고서 생각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지 권하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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