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쓰는 일 정신실 지음 (서울: IVP, 2021) 말하지 못하는 아픔을 담고 사는 것은 한국적인 토양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충분조건 같다. 그중에서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이들이 존재한다. 준비되지 못한 이별이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어느 이별이 준비했다고 견뎌낼 만할까. 어느 노래 가사처럼, 사랑이 잊는다고 잊히는가. 그저 기억 속에서 맴도는 것은 아닐까. 오늘 겪는 대부분의 고통은 ‘애도하지 못한 언젠가’에서 기인한 것임을, 그때 충분히 울었어야 했는데, 울음을 삼키고 슬픔을 막아 버린 탓에 몸과 마음의 숨 쉴 구멍들이 하나둘 막혀 버린 것이 오늘의 고통이라는 것을. 8~9쪽 위에 적은 도입부에 적혀있는 문장은 나의 가슴을 저리게 만든다. 준비되지 못했던 이별을 들춰내는 그리고 직면하게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