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의 자리 이주혜 지음 (파주: 자음과모음, 2023) 삶의 자리를 지켜내려고 분주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언저리 어딘가에 나도 포함된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밤이 가져오는 적막함을 느끼는 직장인이자 한 사람. 그리고 그의 자리도 결국에는 누군가의 자리로 바뀌게 되고. 책의 제목이 되는 는 ‘누구’를 말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통용되었던 단어가 시나브로 보이질 않게 되어 버린, 빈자리라고 할까. 비워짐을 당했거나 아니면 스스로 물러났거나. 계속 부재할 수 없으므로 누군가는 그 자리를 채우게 된다. 다만 그 자리의 아픔과 고통을, 무게를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이주혜 작가의 단편 소설 3편과 에세이 1편이 담겨 있는 이 책은 회색빛 혹은 잿빛처럼 양장이 감싸고 있다. 그 이유는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