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라클 박위 지음 (서울: 토기장이, 2022) 저녁밥을 먹기 위해서 전기밥솥에 남아있는 쌀알을 긁으려고 힘을 주는데 목의 뒤쪽에서 신호가 왔다. 조금만 더 강력한 느낌이었다면, 아마도 나는 병원에 가서 근육이완제를 맞아야겠다는 절실함이 가득해지고, 머릿속은 아득해졌을 것이다. 이런 단순한 이벤트에도 흔들리는 육체의 소유자. 나와는 다른, 어려서는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훤칠한 키와 미소가 돋보이는 청년이 이번에 읽어본 책의 저자였다. 그랬던 그에게 정말, 시나브로 닥쳐온 전신마비의 상황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판단 오류가 발생하게 되는 그런 당혹감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장밋빛 인생 이제 막 시작이었는데, 눈을 떠보니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중환자실 베드 위라니. 기적이 필요한 순간은 누구에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