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지는 말들 백승주 지음 (서울: 타인의사유, 2022) 말을 배운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어려서부터 시작되는 언어에 대한 습득은 삶을 이루어나가면서도 지속적으로, 평생의 학습이 아닐까. 그러면 어느덧 표준어를 구사하는 멋진 사람이 되지 않을까. 우리는 한국어가 단일하고 균질한 것이며, 한국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장면에서 동일한 말을 사용한다고(혹은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5~6쪽 이런 문장을 책의 도입부에서부터 만나게 된다면 앞서 가졌던 생각에 망치를 휘두르는 것 같으리라. 언어에 대한 환상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도록 만드는 문장을 만났다. 마치, ‘다문화의 이해’라는 명칭을 가지고 진행되었을 것 같은 교양 과목처럼. 아무런 장벽이 없다고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말하는 한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