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읽고쓰고나누고 2025. 5. 26. 01:58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이진민 지음 (서울: 한겨레출판, 2021)

 

철학도, 미술도 1도 모르는 이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길잡이가 있다면. 솔직히 그거 잘 몰라도 감상하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동일한 학문이자 예술이라 부를 수 있는 미술과 철학이 아닌가요.

 

이들 중에서 특히 미술을 만나려고 미술관을 가서 도슨트를 찾으면 좋겠지만, 조금이나마 즐기는 법을 미리 배우고 가면 좋으니, 그 일을 위한, 가이드로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은 좋은 안내자를 얻은 게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올 컬러로 되어 있는 도록을 보는 것처럼, 작품을 볼 수 있고, 철학적인 사유를 더하여 읽어내는 작품은 풍성함을 더한다고 할까요.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1세계 사람들이 싫어할 숫자이지만, 무교인 저자 덕분에 아무 문제 없이 금요일을 넘길 수 있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고 저자가 종교를 무시하거나 모르지 않는, 오히려 잘 알 수밖에 없는 철학 전공자임을 기억한다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집인 예배당을 정의로운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따스한 미소를 잃지 않고 모호한 선善이며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이상을 설파하시는 예수님보다는, 이렇게 눈앞의 잘못에 호쾌하게 주먹을 날려 썩은 곳을 도려내주시는 예수님이 나는 더 좋다. 149~150쪽

 

이 외에도 불교에서도, 유교에서도 읽어내는 저자의 철학적 노련함은 너무나 좋달까.

 

내 안에 담고 있는 것이 썩어가지는 않는지, 그 안에서 잘못된 것은 없는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잘했으면 잘한 대로 세상에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군자의, 혹은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48~49쪽

 

철학적인 사유를 더하여 읽어내는 작품은 풍성함을 독자인 저에게 오도록 만듭니다. 작품과 저의 사이를 가깝게 만듭니다. 철학과도 친구가 되도록 이끌어 줍니다. 그러니, 걱정 말고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미술 수업 시간에 마이너스의 손이었던 저에게, 철학 시간에 배웠으나 백지와 같았던 두뇌를 자랑하던 저에게 잇템입니다.

 

이 책을 들고 미술관을 다녀오면 좋겠습니다. 참, 대전에서 요즘 반 고흐 전시회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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