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와의 1시간 김종엽 지음 (서울: 세창출판사, 2020)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상을 자랑하는 사람이 칸트입니다. 그의 방대한 저작과 문장은 칸트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쉽사리 접근하기 어렵게 느껴집니다. 철학과 관련된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체 칸트를 어떻게 하면 1시간 안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작은 문고판이기에 완독 가능한 시간을 표현한 것이라 예상을 해봅니다. 철학 전문가와 함께 하기에 보다 더 쉽게 다가가도록 도와주리라 믿음을 가집니다. 책은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네르바’라는 친절한 새가 등장하여 TMI를 시전해 줍니다. 한 번 자세히 들어가 볼까요?
1장은 ‘워라밸의 시대’라는 제목을 통하여 책을 열기 시작합니다. 현대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면서(실제로 이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포기와 노오력이 필요충분조건이지만) 종교(혹은 신앙)에 의해 억눌려있던 인간의 존재를 다루어 줍니다. 특별히 비판철학이라는 칸트의 방법을 통해서 살펴봅니다.
2장에서는 ‘죽어서 이름을 남긴 사람’이란 주제입니다. ‘칸트’의 삶을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살펴보는 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남들보다 뛰어난 학자가 될 수 있던 무기로 장수(long life)와 끈기를 듭니다. 2배 정도 더 살았다는 것은 연구할 시간이 배가되는 것이며, 또한 끊임없는 노력은 ‘대기만성’형 학자가 될 수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칸트를 살펴보는 분들이면 그의 철두철미한 시간관념과 한 곳에서 살았던 점도 생각날 것입니다.
이어지는 3장에서는 ‘이성, 이카로스의 날개일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이카로스의 날개라는 이야기를 통해서 믿음이란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합니다. 이성은 언제나 옳을 것이라 믿어왔던 이들에게 충격을 준, 그러나 이성과 경험(직관)사이의 적절한 포지션을 유지해야 함을 보여준 것이 『순수이성비판』임을 제시합니다. 필자는 이 책에 치여 살던 기억이 납니다(여러분도 도전?).
4장은 ‘나가야 할 때와 멈춰야 할 때’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두루두루 알고 싶어 하고 말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심 때문(특별히 정치인과 종교인들)에 아는 것만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기 힘듦을 보여줍니다. 이 내용을 이성과 믿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해 이야기하며 적절한 대안을 보여준 것이 『순수이성비판』이라 합니다. 이를 현대인에게 대입하여 본다면, 나가야할 때와 멈춰야 할 때를 살피는 것이 워라밸이라고 합니다.
5장에서는 ‘자존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라는 주제로 한 꼭지를 다룹니다. 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존감이란 자신이 누구인지 이해하려는 내면으로부터 솟구치는 용기(72쪽)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라는 주제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특별히 다루어지는 일화가 가슴을 저미어 옵니다. 필자의 고향에서 가까운 동네에서 벌어졌던 안타까운 사건입니다(어린이집 통학차량에 탑승해 있는 어린 원아를 파악하지 못하고 놔두어 폭염에 의해 사망한 사건으로 그 이유는 참관수업 준비 때문에 바빠서였다는 변명을 듣게 됩니다). 정언명령이 왜 중요한지를 그리고 이를 지켜야만 했던 일이었기에 많은 생각을 가져봅니다.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 존재함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욕망에만 함몰될 수 있기에 윤리로 이를 다잡아야 함을 주장한 칸트는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줍니다.
책은 『칸트와의 1시간』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성찰은 그 이상을 하게끔 만듭니다. 중세와 현대를 잇는 인물이기에 지금에서는 어쩌면 동의하지 못할 부분이 존재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철학과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함께 칸트와 시간 좀 보내실래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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