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리 서양철학사 (2판) 프랭크 틸리 지음 (파주: 현대지성, 2020)
공부를 하며 전공과목으로 철학관련 과목을 5개씩이나 수강하였던 기억이 난다. 철학이란 무엇이며 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을까. 삶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것은 아닐까.
그간 사용해온 교재들과 읽어온 철학 책들을 보면, 어렵거나 오래된 번역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가치중립적이지 못한 표현을 보기 쉽다. 사람이라는 것은 언제나 중도를 유지할 수 없음을 알기에 더욱 그러한 것은 아닐까.
이번에 읽어본 책은 서구 세계에서 특별히 미국 내에서 교재로 사용되어오던 책이었다. 그렇기에 내용과 분량 면에서도 방대한 편이다. 무려 818쪽이나 되는 분량이기에 말이다. 물론, 철학사 중에서 그것도 서양사를 다 다루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분량 면에서도 고대와 중세 시대를 합친 부분이 근대 철학의 양을 넘지는 못하였다. 그렇다고 해도 공정성이나 다루어야 할 인물들을 다 지나친 것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어쩌면 과거의 자료 자체가 양적인 제약이 있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이 책의 특징적인 부분은 과거 철학자에 대한 혹독한 비판이 적다는 점일 것이다. 책의 서론에서도 나오지만, 시대에 흐름에 따라 나온 철학자는 선대 철학자의 업적에 대한 무조건적 수용의 결과가 아닌 비판적이고도 시의적절한 방식으로의 변화를 가져옴이 있었기에 그 자체에 비판적 요소가 들어있다. 그렇기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판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일반교양 서적 수준의 지식으로 읽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철학적인 용어에 대한 선 이해가 충분치 않다면 등장하는 용어만으로도 벅찰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철학 용어집 같은 책을 옆에 두고서 본다면 더욱 유익할 것이라 본다. 물론, 자기가 좋아하는 철학 사조의 관련 부분만을 살펴보아도 충분한 도움이 된다.
또 한 가지 책이 쓰인 시기를 기억하며 읽어야 한다. 가장 최근의 철학자들이 포함될 수 없다는 것을 놓치면 안 되기에 말이다. 그러한 부분은 근간들을 읽으며 보충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가 떨어질 수는 없다. 잘 정돈된 지혜서와 같기 때문이다.
서양 철학사를 훑어보면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과연 나에게 철학은 무엇이며, 우리의 삶을 이끌어가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 누군가의 표현처럼, 우주가 나를 이끌어가는 것인가. 스스로가 실존하기에 삶을 이끌어가는 것인가. 아니면 시간과 역사의 흐름에 맡기는 것일까.
결국, 철학은 삶을 소중하게 보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나’의 삶만이 아닌 ‘타자’와의 연대를 생각하도록 해주기에 말이다. 조금은 어렵고, 힘들지라도 우리 지성의 역사인 철학을 훑어보는 것을 권하여 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덧붙이는 내용
서양 철학자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기에, 동양 철학에 대한 다소 아쉬운 이해를 반영합니다. 그래서 동양 철학사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어느 철학사와 마찬가지로 여성 철학자에 대한 언급이 없음은 아쉽습니다. 이를 감안하여 읽으면 보다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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