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서적 리뷰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

읽고쓰고나누고 2024. 2. 8. 22:26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 홍동우 지음 (남양주: 지우, 2023)

 

홍목사님을 아세요? (홍, 홍, 홍)

 

페북계에서 알려진 기독교 북 리뷰 인싸를 찾는다면 만나게 되는 홍목사님을 아세요? 교회 다니면서 책 좀 읽는다고 하면 찾으려 하지 않아도 만나게 되고 알게 되는 분 중의 한 분이 바로 홍목사님입니다. 그런데 이분이 책을 쓰다니, 그것도 단독으로 말이지요.

 

책 제목은 친근함 더하기 안타까움을 만들어서 결국에는 집어 들게 만듭니다. 참, 저에게는 책을 읽을 때 기준(?)이 있는데요. 유명해진 책은 매우 천천히 읽는 버릇이 있어요. 그래서 다른 이들의 소감과 서평이 충분히 올라왔다고 느낄 즈음에 읽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제야 봤더랍니다(?)

 

책은 많은 챕터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딱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50여 쪽의 책이 3장으로 되어 있다는 건 쉬지 않고 열심히 읽으란 의미일지 싶었는데, 가독성이 좋은 문장이라 천천히 빠르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신앙과 신학 그리고 일반서까지 열심히 섭렵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려고 노력하는 분의 책이어서 그런지 각주로 달린 책들도 소위 보수부터 진보까지 가득합니다.

 

책을 읽기 전 제 예상은,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소개와 그에 대한 주변인들의 시선, 그리고 홍목사님의 설명일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마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그래서 왠지 모르게 에세이의 맛이 마구 느껴질 거로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제 예상과 다르게 책의 문장이 주는 느낌은, 북 리뷰 전문가답게, 다양한 자료들을 참조하고 연구한 목회자의 분석서였습니다.

 

옛날 옛적 공주와 왕자는 모험 후에 행복하게 살았다고 끝나는 동화처럼, 우리의 신앙이 시작되면 아름답게 진행되어 마침내 끝나게 된다고 말하고 싶지만, 현실을 살아내야 하는 현존하는 존재임을 신앙의 나이와 더불어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압도하는 삶의 무게와 신앙의 공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를 김호준이라는 인물로 투사시켰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표적인 아이콘, 욥의 이야기를 통해서 신앙과 성서, 삶을 하나로 만들고요.

 

다음 장에서는 프로 리더십 박세직 집사님을 통해서 교회의 리더십은 무엇인가를 반추하도록 만드는 보다 촘촘한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찐 프로 리더이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이야기를 펼쳐나가고요.

 

마지막 장에서는 은퇴하시는 현지우 권사님을 통해서 라떼 토크 같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 교회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성도를 만나게 됩니다. 생각보다 열심히 달려왔지만, 그게 진정 교회를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나를 위한 행동이었는지를요.

 

책을 다시금 돌아보면 1장은 나, 2장은 너, 3장은 우리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내 신앙이 정립되어야 하고, 그런 나를 바라보는 너(타자)와의 관계가 진정한 우리, 교회가 되도록 만들어 가야 함을 말이지요.

 

나는, 너는, 그리고 우리는 예수님이 아닙니다. 날마다 다짐하고 노력하고 기도하지만 다투고 싸우고 힘들고 슬퍼합니다. 그래도 우리가 되고, 교회를 바라보게 되는 것은 교회다움을 이루기 위해서 날마다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제 갓 유아세례를 받은 아이도 교회의 식구지만, 병상에 누워 하나님 얼굴을 뵐 날만 기다리는 어르신도 교회의 식구입니다. 84쪽

 

목사도, 성도도 교회의 식구입니다. 엄청나게 다양한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 교회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다툼이 없을까요. 그저, 함께 하고 서로를 한 번이라도 더 이해하고 품으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교회의 구성원 아닐까요. 책을 읽는 동안 교회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목사님임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덧: 같은 시기에 다른 교단(신학적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는)의 목사님에게 기획을 제시한 출판사의 참신함에 감사를 담아봅니다. 덕분에 좋은 글을 두 번이나 읽을 수 있게 되었네요.

 

홍목사님을 아세요?
좌 홍동우 목사님 책, 우 손재익 목사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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