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가장 큰 선물 헨리 나우웬 지음 홍석현 옮김 (서울: 홍성사, 2019)
거꾸로 매달려서라도 살고 싶은 세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한다면 꺼리는 분위기를 만나게 된다. 죽음은 늘 가까이에 존재하지만 애써 잊고 싶은 그 무엇이기에 그런 걸까. 얼마 전에 읽었던 <더바이블 전도서>에서 만났던 것처럼, 언제나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그러나 죽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즐겨하던 게임 속 빌런의 대사처럼,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러니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두었던 나였기에 <빛, 색깔, 공기>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여러 번 읽은 책이 되기도 했고. 또한, 이번에 읽은 책 <죽음, 가장 큰 선물>은 헨리 나우웬의 글이면서 죽음을 주제로 담고 있기에 들게 되었던 게 아닐까. 피할 수 없는 만남의 순간이라고 해야 할까.
라르슈 (다른 책에서는 라르쉬) 공동체에서 만나는 죽음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통해서 한 걸음 더 가까이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죽음이 오지 않을 것처럼 살아냈지만, 결국에는 이를 받아들이고 다른 이들과 함께 그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을 목도하게끔 한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 인간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데이브레이크 공동체 안에서 도움을 받던 이들이 맞이하는 죽음의 시간과 도움을 주던 존재에서 다시금 제2의 유아기로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까지 만나게 된다.
또한, 책의 제목처럼 죽음은 가장 큰 아픔이 아니라 가장 큰 선물이 됨을 지속해서 이야기한다. 우리가 떠나야 남은 사람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음을 그리스도의 떠남과 성령님의 오심을 예로 들면서 보여 주며, 책에서 만나는 헨리의 따스하면서도 섬세한 문장은 우리의 삶에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를 돌아보게끔 한다.
나는 그가 알게 되고 믿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남은 시간의 의미는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 맺히는 열매에 달려 있음을 말입니다. 68쪽
예수님이 생각나게 만드는 사람, 상처 입은 치유자,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목도하던 이, 무엇보다 사랑을 담은 글로 맞이하던 헨리 나우웬. 다시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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