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 레베카 맥클러플린 지음 (서울: 죠이북스, 2023)
어느덧 성탄이 지나고 다시금 새해를 기다리는 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의 새해맞이는 얼른 밀린 책을 열심히 읽고 생각하고 쓰고 나누는 것이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시리즈처럼 보이는 제목을 가진 책들을 좋아하는 제가) <여인들의 눈으로 본 예수>라는 제목을 가진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돌아보면 인류의 절반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자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믿는 경우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경이 남자를 위한 경전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셨던 것 같고요. 그러나 제가 읽어봤던 성서는 여성의 이름도 눈에 띄던, 시대를 앞서간 모습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이 여성들에 집중한 책이었고요.
책은 6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것처럼 성서에서 다루어졌던 마리아. 이 이름으로 된 <마리아 복음서>라는 문서가 발견되기도 했었음을 수미상관처럼 여는 글로 다루며 시작합니다. 마지막에는 이 구조를 마무리하는 것처럼, 복음서 내에 많은 마리아가 존재하므로 이들이 전하는 복음으로 충분하다고 이야기하며 끝이 납니다.
물론, 이 사이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6가지의 주제, 예언-제자-양식-치유-용서-생명을 통해서 살펴보는 여인들의 이야기, 그녀들이 바라본 예수는 어떤 분으로 다가왔는지 느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요.
마리아로(1장)부터 시작되어 마르다와 마리아(2장), 수로보니게의 여인(3장), 치료받은 여인들(4장), 현장에서 잡힌 여인(5장), 목격자들로서의 여인(6장)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바트 어만과 리처드 보컴이라는 대비되는 학자들의 논점을 살짝이나마 만나볼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돌아보면 학자 간의 견해가,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화성과 금성의 차이처럼 느껴질 수 있을까요. 더더욱 성서에는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자랑(혹은 말)하던 이들이 남성이었지만, 다 도망가고도 남은 분들이 여성이었음을 보게(혹은 목격하게) 됩니다. 또한,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으로 목격한 이도 여성이었음을 기록한 복음서가 있고요.
예수의 나라에서 섬김은 여자의 일이 아니다. 모두의 일이다. 125쪽
예수를 믿고 따르고 섬김에 앞장서는 일은 특정인의 일이 아니었다고 믿습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셨던 나라를 위해서 살아간 여인들, 그들도 주님의 제자였고, 무리였고, 사랑하는 딸이었음을 기억해 봅니다.
어느덧 송구영신 예배를 준비키 위해서 만둣국 끓이는 교회도 있을 겁니다. 그 자리에, 그곳에 혹시나 아직도 여집사님들의 섬김만을 바라고 있는 건 아닐지 돌아봅니다. 그 섬김의 자리에는 누구나 다 함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곳이 바로 예수님이 꿈꾸시던 나라일 테고, 여성들이 바라본 예수께서 원하시던 나라로 이루어져 가는 자리였으리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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