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 교리문답 진규선 지음 (서울: 수와진, 2023)
교리문답이라고 쓰면 저는 왠지 입교 때에 했던 게 먼저 생각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SNS에 며칠 전에 적었던 게 생각납니다. 그 기억이, 입교 때 느꼈던 감정이 따스하게 아직도 남았기 때문이지만, 그 문답이 기억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고 세워나가는 데 도움이 될, 교리문답임을 돌이켜 봅니다.
교회사를 통해서 전해오는 교리문답(혹은 소요리문답)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교단마다 전통적으로 계승 발전된 문답도 있고요(저는 메도디스트를 자기 정체성으로 갖는 교단에 소속되어 있는 그런 사람입ㄴ….).
그러나 누군가에게 나의 신앙을, 믿는 바를 1분 스피치 하려면 어버버 되거나 대답지 못함을 봅니다. 일명, 커피 브레이크 타임에 나누는 스몰 토크에서 신앙을 설명치 못하는 상황 같은 경우를 말이지요.
이럴 때 교리문답을 떠올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무엇보다 어렵지 않고 현대인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표현되어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이런 시도를 하는 교리문답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제목의 <브리지 교리문답>입니다. 스위스 개혁신앙 전통을 담고 현대인에게 어렵지 않도록, 그리고 꿈꾸는 목회 방향과 지금 여기의 실정에 맞도록 배려된 문답이라고 할까요.
총 8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얇지만 꼭 알아야 할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문답을 진행하면서 알아가는 내용이 알찹니다. 그중에서도 다음의 문장에서 저는 잠시 멈췄었습니다.
교회는 하나이며, 하나가 되어야 하지만 이 땅에서 신자들은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받아야 합니다. 20쪽
다양한 인종과 국가와 문화를 통해서 예배하고 기도하는 이들의 모임이 교회입니다. 살아 움직이는 교회입니다. 교회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건강하게 될 때에 교회는 교회다워진다고 믿습니다.
개혁주의적인 성도의 모임이 있고, 고교회적인 곳이 있으며, 경건주의적인 곳이고, 회중적인 모임이 있습니다. 또한 각 개인의 개성과 지성의 사용을 존중하는 자유교회도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개교회에 소속되어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지침으로서의 교리, 그리고 그 교리적 이해를 더하여 줄 문답서는 신과 나의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습니다.
간만에 교리문답서를 읽으며, 생각하니 글이 길어졌네요.
일단 읽어보시면 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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